이자도 못 갚는 대기업 급증…3년 새 2배로 늘어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4-29 08:21:09

▲선적항에 수출용 콘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사진=자료 사용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금리 상승과 영업이익 감소 여파로 대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3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이른바 '좀비기업'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302개사를 대상으로 매출, 영업이익, 이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 1 이하 기업 수가 2021년 34곳(11.3%)에서 2024년 73곳(24.2%)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2천964조6천970억원으로 3년 전보다 2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00조3천75억원에서 197조9천420억원으로 1.2% 감소했다. 반면 이자비용은 22조9천820억원에서 54조2천961억원으로 136.3%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8.72배에서 3.65배로 크게 낮아졌다. 302개 기업 가운데 214개사(70.9%)의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으며, 개선된 기업은 88곳에 그쳤다.

특히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잠재 부실기업은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등 롯데그룹 5개사를 비롯해, SK온, SK에코플랜트, SK네트웍스(이상 SK그룹), 이마트, 신세계건설(이상 신세계그룹) 등이 포함됐다.

업종별로는 조선, 공기업, 보험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이자보상배율이 악화됐다. 특히 석유화학과 유통 업종은 지난해 평균 이자보상배율이 각각 0.64, 0.99로 1 이하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 악화 폭이 가장 컸던 업종은 석유화학이었다. 37개 석유화학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12.34에서 올해 0.64로 급락했다. 이 중 롯데케미칼, 효성화학, 이수화학, 대한유화, 태광산업, 여천NCC 등 6개 기업은 3년 연속 이자비용을 영업이익으로 충당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수익성 악화와 재무 부담이 겹친 대기업들의 부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기업별 구조조정이나 사업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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