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금리인하는 6월로 연기? 나스닥 1.8% 급락...선물시장은 혼조세로 출발

연준이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30%대로
6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72% 수준
달러-엔 환율은 1엔 이상 급등하며 150엔을 돌파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02-14 08:39:05

▲미국 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예상 밖의 높은 CPI 결과가 발표되자 급락세로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강했다는 소식에 3대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국채금리는 오후 들어 거의 폭등 수준으로 상승하며 투자심리를 크게 압박하는 모양새여서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반도체 지수의 하락폭이 컸다.

 

정규장 마감 이후 개설된 선물시장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 100 선물이 0.06% 상승한 반면 다우 선물은 0.03% 하락하고 있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4.63포인트(1.35%) 떨어진 38,272.75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67포인트(1.37%) 하락한 4,953.17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6.95포인트(1.80%) 급락한 15,655.60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91.86포인트(2.01%) 급락한 4468.18을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 중에서는 엔비디아가 0.1% 하락한 것을 비롯해 AMD 0.2%, 테슬라는 2.1%, ARM 19%, 마이크로소프트 2.1%, 아마존닷컴 2.1%, 메타 1.8%, 애플 1.1%, 구글의 알파벳 1.6%, 코인베이스 4.7%, 넷플릭스가 0.6%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오후에도 일제히 급등세를 유지했다.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이었다. 현지시간 오후 5시 05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156%포인트(15.6bp) 급등한 4.326%를 기록하고 2년물이 전날보다 0.201%포인트(20.1bp) 폭등한 4.671%를 나타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S&P500지수는 3거래일 만에 다시 5,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소형주를 모아놓은 러셀2000지수는 3.96% 밀리며 2022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다우지수도 이날 지난해 3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내려가고 있지 않다는 우려를 부추겼다. 이번 지표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첫 금리 인하 시기는 5월에서 6월로 후퇴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이는 직전 달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인 0.2% 상승보다 높았다.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상승해 전월의 3.4% 상승보다는 낮았으나, 2%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WSJ 예상치인 2.9% 상승보다는 높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전달과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3.9% 올라 전월과 같았으나 WSJ의 예상치 3.7%를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1엔 이상 급등하며 150엔을 돌파했다. 달러지수도 이날 0.7% 이상 올랐다.

 

강한 물가 보고서는 연준의 관망세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올해 5월에서 6월로 늦추고 있다. 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대로 떨어졌고,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30%대로, 6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72%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날까지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에 달했으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물가 지표가 나오기 전부터 일부 기술주의 차익실현 매물에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매도세는 강화됐다.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찬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고, 아마존과 테슬라도 2% 이상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주시했다. 코카콜라는 예상치를 웃돈 매출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0.6% 하락했다. 쇼피파이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매출과 순이익에도 영업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가이던스에 13% 이상 하락했다. 장난감업체 해즈브로의 주가는 손실 규모가 확대된 데다 조정 순이익도 예상치를 밑돌면서 1% 이상 떨어졌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임의소비재, 부동산, 유틸리티, 기술, 자재, 통신, 금융, 에너지, 산업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떨어졌다. 특히 제트블루의 주가는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컨이 지분 10%가량을 취득했다는 소식에 21%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동결 기조를 예상보다 오래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에지 웰스의 벤 에먼스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즉 성장은 계속 추세를 웃돌고,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은 계속 놀라움을 안긴다면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성장이 추세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펠은 로렌 핸더슨 이코노미스트는 "한 달 더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본다면 지금의 논의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대화로 바뀔 수 있다"며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더 오래, 더 높은 금리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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