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산망 한순간에 멈춰…원인 모를 화재에 공공서비스 '대란'
국정자원 전산실 배터리 화재…시스템 647개 가동 중단
1·2등급 중요 시스템 많아 복구·정상화까지 상당 시일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5-09-28 07:59:34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에서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가 가동이 중단됐다. 아직 복구 작업에도 착수하지 못해 국가 전산망 정상화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재에 국가 전산망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정부 온라인 서비스가 온통 먹통이 됐다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대전 본원과 분원 개념인 광주·대구센터를 둔 국정자원에는 정부 업무서비스를 기준으로 모두 1천600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이 있다. 이중 가동이 중단된 시스템 647개는 대전 본원에 있다.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의 3분의 1 이상이 마비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화재 사고는 지난 26일 발생했으며,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다.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아 22시간이 지나서야 완전히 진화됐다.
전산실 내 '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UPS)'를 작업자가 지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불꽃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UPS는 전산 시스템에 단절 없이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장치다.
정부는 전산망 장애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위기상황본부를 가동한 데 이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대응 기구를 격상했으나, 국가 전산망 심장부가 정상 가동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은 27일 "화재 원인은 감식을 해봐야 알 것"이라며 "복구가 언제 끝날지는 열기가 빠지고 소방 안전 점검이 끝나고 서버를 재가동해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와 국정자원은 이번 정보시스템 장애에 따른 국민 불편에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번 장애로 인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큰 불편을 겪으신 데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장애를 신속히 복구하고, 상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안부는 우체국 금융·우편 등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주요 서비스부터 우선 복구할 방침이다. 또 세금 납부, 각종 서류 제출 등 기한이 임박한 민원은 시스템 정상화 이후로 연장 처리하도록 관계 기관에 요청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 재난문자를 발송해 “국민신문고 등 주요 전자민원 서비스가 제한된다”며 이용자들에게 관공서 방문 전 서비스 가능 여부를 확인할 것을 안내했다. 네이버 공지에서도 대체 사이트와 장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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