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 vs 르쌍쉐, 국내 완성차 업계 올해도 부익부 빈익빈 이어지나

글로벌 경제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차-기아 1분기 호실적 예상
르쌍쉐는 1분기 생산량 18년 만에 최저치 기록 속 내리막길
상하이 봉쇄령으로 부품 수급 차질 빚어지면 완성차 업계 고전 예상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4-24 07:39:50

▲ 쌍용차 평택공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즉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선방하는 반면, 쌍용차-한국GM-르노코리아차는 바닥을 헤매는 국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업계의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완성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및 자동차 부품 공급망 차질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전년에 비해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든 반면 나머지 업체는 고전을 이어갔다. 올해에도 이런 전망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는 25일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차와 기아는 나란히 예년을 웃도는 실적을 올리며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완성차 업계에는 우호적이지 않은 시기였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괜찮은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업계의 최근 석 달 치 전망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9조5467억원, 1조6609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상 영업이익률은 5.6%였다. 이는 작년 동기 매출 27조3909억원과 영업이익 1조6566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기아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18조3038억원, 1조2787억원에 달해 작년 1분기 매출 16조5817억원, 영업이익 1조764억원에 비해 각각 10%, 19%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기아의 예상 영업이익률은 7.0%로 현대차보다 소폭 높았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기아가 각종 악재에도 1분기에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올해 1분기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가격 급등,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특히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부품 수급난 등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지난달 1일부터 중단했고, 이러한 생산 차질로 인해 지난달 국내와 해외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8.4%, 14.3% 감소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우호적인 달러 환율과 인센티브 하락, 고급차·RV(레저용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자동차 판매 최성수기인 2분기를 맞아서도 현대차와 기아는 대체로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고, 현대차와 기아가 아이오닉5와 EV6 등을 내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점을 감안한 예상이다. 

 

다만 장기화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중국의 상하이 봉쇄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올해 상반기 강판 가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폭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점은 비용 측면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쌍용차와 한국GM, 르노코리아차 등 완성차 3사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과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1분기 생산량이 18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이들 3사가 생산한 완성차는 총 12만3362대로 작년 같은 기간 12만5985대에 비해 2.1% 감소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2004년(12만210대)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1분기 내수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9.9% 감소한 3만4538대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3만1848대) 이후 최소 기록이다.

 

쌍용차와 한국GM, 르노코리아차는 지난해 전체 43만3960대를 생산하는 데 그쳐 전년 대비 24.7%나 감소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3사의 연간 생산량은 2014∼2017년 90만대 선에서 2019년 70만대 선까지 내려온 뒤 2020년에는 57만6270대까지 떨어지는 등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작년 1분기와만 비교하면 한국GM은 30% 이상 줄고 쌍용차와 르노코리아차는 오히려 늘었지만 이 두 회사의 경우 공장 가동 차질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이례적으로 생산량이 적었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평년 1분기보다는 줄어든 상황이다.

 

올해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중국의 상하이 봉쇄령까지 겹쳐 부품 수급 차질 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이들 완성차 3사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특히 상하이 봉쇄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다음달부터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의 공장 가동 차질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품 하나라도 빠지면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운 자동차의 특성상 협력업체들이 공장을 돌리지 못하면 연쇄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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