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화물차주들은 민노총 탈퇴하고 하이트진로는 어려움 해소에 적극 나서야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8-28 08:03:37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하이트진로와 화물차주들의 갈등이 길어지고 있다. 이제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동의 운명체에게 주어진 숙제이기에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둘의 지혜를 모아 합심해서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세계 경제는 너무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원료값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원화 환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언제든 달러당 1400원으로 향해 갈 조짐이다.
달러당 1400원은 90년대 말 IMF 지원을 받던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나 기록했던 기분 나쁜 기억이 있었던 수치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음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결코 감정싸움에 매달리거나 일방적인 이익지키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 지난 16일부터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가 지난 23일 본사 로비 점거를 해제하고 옥상 농성만 진행하면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노조의 갈등은 올해 3월 하이트진로 화물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이 민주노총 소속의 화물연대에 가입하면서 비롯됐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다.
게다가 ▲운임 30% 인상 ▲공병운임 인상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이를 계기로 파업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은 화물연대가 지난 6월 전국단위 총파업을 벌인 뒤 업무에 전면 복귀한 바 있으나 하이트진로에서만 지속하고 있는 점에서도 어느 정도 짐작은 간다. 약한 고리였던 하이트진로에서 파업을 이어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에 노조원들은 유가 폭등에 따른 운송료 현실화, 운송료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지속하고 하이트진로는 조합원 일부를 해고하고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지난 23일 "고공농성은 이어가되 하이트진로와의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한다"며 "이제 화물노동자의 대화 요구에 하이트진로가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손배가압류의 철회, 해고자 복직 약속만 이루어지면 그 외 사항에 대해서는 대화로 충분히 조정가능하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으나 사측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진짜 사장인 하이트진로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양 측은 매일 교섭을 벌이고 있으나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이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공장 출고량 저하로 엄청난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원료값 및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실적이 하락하고 있어 화물차주들의 요구사항을 시원스레 들어줄 입장도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회사 측은 화물차주들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고통이 이만저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최소한의 요구는 들어줄 준비는 해줬으면 한다.
물론 양측의 의견차이를 좁히는 근본적인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진실한 대화가 수반되지 못하다 보니 화물차주들의 급여 보상 인식에서 천양지차의 격차가 벌어진다. 인건비라든지 연료비 등은 양측의 진실이 어린 노력만 있다면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입장차이를 좁힐 수 있고 강도 높은 대화와 소통을 이어간다면 근본적인 해결책도 나오리라고 본다.
그래서 화물차주들은 일단 민주노총과의 연대 고리를 끊는 데도 집중했으면 한다. 진실한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일 것이다. 협상 상대가 다른 세력에 의해 조종을 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 누구인들 마음을 활짝 열 수 있겠는가. 아울러 이런 노력이 수반된다면 하이트진로 측도 노조 측의 협상 전제조건인 손배가압류의 철회, 해고자 복직 문제는 들어줘야 한다고 본다.
연후에 협상의 실질적인 문제였던 운임 인상 등에 대해 진솔하고 솔직한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 서로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이뤄졌다면 다음 단계는 동반자적 관계로 풀어가면 해결책을 내놓는 것도 그리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이제 양측은 딱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 누구라도 자신의 입장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존재는 없고 어려움은 당사자들이 진실하게 풀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울러 사건에 다른 세력의 개입이 커질수록 좋은 해결책은 나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조만간 노사가 닫혔던 갈등의 벽을 허물고 닥친 어려움에 손을 맞잡고 함께 슬기롭게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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