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삼성전자 영업이익 6000억...중요한 건 이재용 회장의 꺾이지 않는 마음

암바렐라, 모빌아이 등을 파운드리 신규 고객사로 유치하는 데 성공
실적 꺾였지만 시스템반도체 등 M&A-연구개발로 1등기업 도약 가능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3-04-16 09:17:56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삼성전자를 놓고 요즘 말이 무성하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그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된 데다 앞으로의 사업 전망도 썩 좋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사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만 해도 분기당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지는 일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20조원대 영업이익으로 가는 길이 더 빨라 보일 만큼 전도가 유망해 보인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 이익이 급감한 것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실적이 곤두박질친 탓이다. 사업 구조가 다양하지만 실적은 최근 들어 메모리반도체 위주로 형성이 되다 보니 반도체 경기의 침체가 곧장 삼성전자 영업이익에도 직결된 셈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로서도 고민이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밖에서의 염려가 이렇게 큰데, 안에서의 걱정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어볼 것은 삼성전자의 오너인 이재용 회장이 당초부터 제시했던 시스템 반도체 1위에 대한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했으면 하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세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을 하고 있지만 중요한 건 이재용 회장은 절대로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13일 보도에서 '삼성은 인텔 같은 안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한 것을 두고 안주하겠다는 신호라며 선대 회장들의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경영진이 현재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 구조에 만족하고 일부 D램과 낸드 기술에서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혁신 우위를 뺏겼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 역시 퇴색해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재 삼성전자가 더 급진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도 하겠다는 구조는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음으로 애플과 같은 경쟁사들이 일을 맡기는 것을 꺼려할 수 있음으로 독립의 필요성도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의 이런 지적은 굉장히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나름대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노력을 다소 간과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4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했는데, 이는 반도체 경기 침체로 영업이익이 급감함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 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메모리반도체의 재고를 줄이기 위해 의미 있는 수준까지 감산을 결정했음에도,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는 반도체 부문에서 초격차 전략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는 결단이기도 하다.

 

아울러 파운드리의 성장 및 독립 문제도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본다. 일단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파운드리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용 반도체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공정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자율주행 차량 분야의 신규 고객사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암바렐라, 모빌아이 등을 신규 고객사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주력 제품인 'EyeQ' 모델 중 5시리즈 이하 일부 물량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주로 대만의 경쟁사인 TSMC가 수주해오던 것을 삼성전자가 처리하게 된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자율주행 반도체 기업 암바렐리와 5나노 파운드리 생산 계약을 맺기도 했다. 또 지난해 독일 비딘티스와 5나노 공정에서 첨단자율주행 반도체 개발을 위한 계약도 맺었으며, 2019년부터는 14나노 공정에서 테슬라의 2.5세대 자율주행 칩을 생산하고 있는데 8나노 공정에서 자율주행 칩을 생산하는 계약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3나노 이하 공정의 상용화를 놓고도 TSMC와 치열하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일부 기술력이 앞선 것으로도 알려지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이 물려준 사업보국의 정신과 반도체 1등 기업의 목표를 위한 노력이 당장에 성과가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조용한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로서는 그동안 다소 미흡했던 M&A를 통한 성장전략은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반도체 설계기술, 패키징 분야에서 뛰어난 기업이 있다면 이를 인수해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관계로 혼자서 모든 것을 하기보다는 협업이나 인수합병을 통한 전진이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인텔이 최근 ARM과 협력을 강화해 2나노 이하 파운드리에서 점핑을 시도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또한 의료 및 바이오, 메타버스 분야 등에서도 매의 눈으로 유망한 기업의 발굴과 인수합병을 통한 차세대 먹거리 창출에 끊임없는 승부사 정신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실적 안정화와 지속적인 세계 톱10 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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