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선거 후 연말 랠리'로 이어지나 중소형주-경기 민감주 강세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집중됐던 노출을
시장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경기 민감주로 옮기는 흐름
소비재·산업재·금융·중소형주 등으로 이동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11-23 07:13:35

▲미국 뉴욕증시는 22일(현지시간) 연말 상승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 속에 강세장을 이어갔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퍼지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재개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에 펼쳐진 상승랠리가 다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장 초반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장중 양호한 경제지표들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적극 돌린 때문으로 해석된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26.16포인트(0.97%) 급등한 44,296.51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63포인트(0.35%) 상승한 5,969.3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1.23포인트(0.16%) 오른 19,003.65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다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7.26포인트(0.15%) 하락한 4,955.80을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엔비디아가 3.2% 하락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닷컴 0.6%, 메타 0.7%, 구글의 알파벳이 1.7%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애플은 0.5%, 마이크로소프트 1.0%, 테슬라 3.8%, 넷플릭스는 0.03%, AMD 0.6%, ARM이 2.1% 상승하며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하루 종일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14%포인트(1.4bp) 하락한 4.418%를, 2년물이 전날보다 0.028%포인트(2.8bp) 상승한 4.377%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의 이날 3대 지수는 2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에 성공하며 주간 기준으로도 다우 1.99%, S&P500 1.62%, 나스닥 1.53% 각각 올랐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1.80% 뛰었다. 주간 기준 상승률은 4.34%에 달했다.

 

대선 이후 촉발됐던 랠리가 지난주 정체됐다가 다시 힘을 받은 분위기다. 다만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3분기 실적 발표 후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서 나스닥과 S&P500 상승폭을 제한했다. 대신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집중됐던 노출을 시장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경기 민감주로 옮기는 흐름을 보였다.

 

CFRA 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 샘 스토벌은 "앞서 고공행진한 대형 기술주·대형 통신서비스 종목에 투자됐던 자금이 소비재·산업재·금융·중소형주 등 경기 민감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분위기가 시총·업종을 불문하고 S&P종합지수에 속한 모든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는 전통적인 '선거 후 연말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3.22% 하락했다. 아마존은 오픈AI 최대 경쟁업체 앤트로픽에 대한 4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되레 0.64% 밀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1.00%)·애플(0.59%)·테슬라(3.80%) 3개 종목만 오르고 엔비디아·아마존·구글 모기업 알파벳(1.71%)·페이스북 모기업 메타(0.70%)는 내렸다.

 

AI 수혜주로 승승장구하다 회계 부정 의혹에 휘말려 상장 폐지 위기까지 갔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금주 초, 새로운 회계감사 기관을 선정·발표하고 실적 보고 계획안을 당국에 제출한 후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전날 15.12% 오른 데 이어 이날 11.62% 더 오르면서 최근 5거래일 상승률 65.42%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전날 헤지펀드 시트론의 공매도 포지션 공개 후 주가가 16.16% 급락했으나 이날 6.19% 반등했다.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의류 전문 기업 갭은 매출·순이익 모두 시장예상치를 거뜬히 넘어선 3분기 호실적과 밝은 실적 전망에 힘입어 주가가 12.84% 뛰었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임의소비재(1.18%)·필수소비재(1.02%)·에너지(0.11%)·금융(1.11%)·헬스케어(0.08%)·산업재(1.36%)·소재(0.55%)·부동산(0.84%) 8개 업종이 상승하고, 테크놀로지(0.22%)·통신서비스(0.69%)·유틸리티(0.66%) 3개 업종은 하락했다.

 

블랙쉐인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 로버트 쉐인은 투자자들이 최근의 시장 변동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시장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대선 이후 랠리에 의문을 품으면서 변동성이 촉발됐으나, 시장 전반의 기본 요소는 여전히 강하고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 이상 오른 개당 9만9500달러까지 올랐다. 사상 첫 10만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는 2기 법무장관으로 첫 지명했던 강경 보수 맷 게이츠 연방하원의원이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후보에서 자진 사퇴한 뒤 플로리다 주 첫 여성 검찰총장 출신 팸 본디를 재지명했다. 트럼프 2기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장관 인선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이날 나온 소식에 따르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일부 매체는 트럼프가 워시를 재무장관에 앉혔다가 오는 2026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임기 만료 후 후임에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외 최종 후보군에는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 마크 로완, 글로벌 투자사 키 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 등이 속해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고무적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발표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8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제조업황은 여전히 위축 국면(50 이하)에 머물러 있다. 11월 서비스업 PMI는 57.0으로, 32개월 만에 최고였다. 시장예상치(55.2)도 상회했다.

 

미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4개월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미시간대학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1.8로, 직전월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17.1% 높아졌다. 11월 기대 인플레이션 값은 2.6%로, 직전월(2.7%)보다 낮아졌다. 2020년 12월 이후 약 4년만에 가장 낮은 값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이 불분명한 가운데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한 달 전에 비해 18.6%포인트, 일주일 전에 비해 9.2% 높아졌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52.7%,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47.3%로 반영됐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