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중흥건설 품에 안긴 대우건설 순항...건설한류 일구는 하얀 백조로 거듭나길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9-11 07:59:37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건설업계에서 한때 가장 잘나갔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말썽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대우건설이 요즘 달라지고 있다.
올해 3월 중흥건설로의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대우건설이 새하얀 날개를 다시 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수자인 중흥건설이 경영에 무리하게 간섭하기보다는 대우건설의 독자성을 잘 살려서 가는 덕분으로 풀이된다. 자율성을 최대한 용인해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공철학의 DNA가 살아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는 게 원인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 중흥건설그룹은 모나지 않으면서 단단하게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음해하거나 깎아내리려는 비판세력도 드문 편이다. 그만큼 정창선(80) 중흥그룹 회장은 지장과 덕장으로 평가된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화합과 조정을 다지며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온 CEO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중견 건설사를 넘어 일류 건설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꾸준한 정진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이런 정 회장의 경영철학은 현재 대우건설 CEO인 백정완 사장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즉 정 회장은 건설업계에서 오랜 세월 전문가적 감각을 쌓아온 백 사장의 능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장을 펼쳐주고, 백 사장은 용기백배 자신감으로 무장해 진검승부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런 의기투합과 소통경영이 실력을 발휘하는 게 대우건설의 순항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980~9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설사로 명성을 날렸지만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주인을 잃은 철새마냥 오랜 시간 힘든 시절을 겪어왔다.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생명줄은 살려 놓았지만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역시 그 열쇠는 좋은 주인을 만나는 일이었다.
결국 올해 중흥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대우건설은 23년여의 방랑시절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대우건설의 새로운 CEO로 발탁된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주택전문가이자 직원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난 덕장 스타일의 리더십을 지닌 CEO로 평가 받는다. 이는 중흥건설의 정창선 회장이 지향하는 경영철학을 잘 실천할 수 있는 인물로도 평가된다. 후원자와 지휘자가 일맥상통하는 정신적 요소를 지닌 하모니가 완성됐다고 할 수 있다.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백정완(59) 대우건설 사장은 1985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지금까지 37년 동안 대우건설에서만 몸담은 정통 ‘대우건설맨’이다. 과감한 선택을 하는 승부사 기질을 갖췄고 결단력이 뛰어나며 끊임 없는 도전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알려진다. 게다가 푸르지오 리뉴얼을 주도해 주택사업부문 실적을 이끄는 등 탁월한 능력을 선보여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런 평가는 실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9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8660억원을 달성했고 2020년 8728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종전 최고치인 2017년 2조8794억원을 넘어 도시 정비 신규수주 3조8992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조합과 약속을 지키는 건설사로 조합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수할 수 있는 파트너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사업성이 높은 리모델링과 소규모재건축사업 수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펼쳐 지난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우건설이 중흥그룹과 손잡고 미국 건설시장에 진출한다며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막 중흥그룹 품에 안긴 대우건설이 미국 건설시장에서 상당한 합병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 백 사장은 건설업계의 차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전적인 신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례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실증사업분야라든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융복합 스마트팜 실증연구,발광다이오드(LED) 해저터널과 친환경 풍력발전 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주택사업에만 열중하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푸르지오 입주자들이 승용 드론을 타고 이동한다든지 자동차를 타고 아쿠아리움 현장을 주파한다든지 하는 것과 같은 이색적인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건설업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백 사장은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극대화해 새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전략적 투자도 최대한 강화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맞춘 신사업·신기술 발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국내 최초 해외수출 원자로인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를 준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사업에도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각오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원자력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대우건설이 대주주인 중흥그룹의 전방위 지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건설사를 넘어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건설한류를 일구는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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