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삼성-글로벌 행보로 반도체 턴 어라운드 가속 기대

작년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고 뉴삼성의 기치를 들며
그동안 열심히 뿌린 씨앗이 그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는 분석 나와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이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어 변수가 될 가능성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9-03 07:13:26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이후 반도체 산업에서 턴 어라운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6.13% 급등한 7만1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점으로 삼성전자가 완전히 턴 어라운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년간 굉장히 힘든 국면을 거쳐 왔다고 할 수 있다. 실적이 급전직하해  올해 영업이익이 그동안의 1개 분기 실적에도 못 미치는 8조5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4분기에는 4조3000억원, 올해 1분기엔 6400억원, 2분기엔 6600억원에 그치고 있다. 3분기에도 3조원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은 바로 삼성전자의 주요 무대인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불황과 이에 따른 재고자산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4분기 이후엔 반도체 분야에서 턴 어라운드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선봉장이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확대와 고용량 D램 라인업의 확산이다. 

 

삼성전자는 불황 국면에도 반도체 분야에서 역대급의 투자를 지속하며 반전에 대비를 해왔는데 서서히 희망의 기운이 싹 트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2가지 호재를 동시에 터뜨렸다. 하나는 4분기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 제조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GPU에 자사의 메모리 반도체인 HBM3를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세계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대세를 이루고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장치가 바로 데이터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병렬 처리' 방식의 그래픽처리장치(GPU)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 계열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이 반도체를 주로 엔비디아의 맞수인 AMD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향후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도 수요의 30% 비중을 공급할 전망이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메이저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 개발 소식을 전했다. 이번 32Gb 제품은 동일 패키지 사이즈에서 16Gb D램 대비 2배 용량을 구현하며 128GB 모듈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 공정 없이 제작할 수 있는 수준급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계기로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고용량·고성능·저전력 제품들로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해 차세대 D램 시장을 확실하게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삼성전자는 게이트올 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구현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도 선두주자로 나선다는 전략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있다. 당장은 대만의 TSMC에 크게 뒤지는 점유율로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향후 2~3년 후를 내다보면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으로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도 천문학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2026년 이후 차량용 반도체 산업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글로벌 팹리스들로부터 꾸준하게 수주 물량을 늘려 나가고 있다. 아울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 사업,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에도 역량을 모으며 차세대 먹거리를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뒷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작년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고 뉴삼성의 기치를 들며 그동안 열심히 뿌린 씨앗이 그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권으로 '경영 족쇄'가 풀린 이 회장이 글로벌 행보를 가속하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결과물이 이제 1년을 넘어서며 나오고 있다는 소리다.

 

이 회장은 복권 당시 낸 입장문에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복권 70여 일 만인 지난해 10월 27일에는 회장직에 오르며 '뉴삼성'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년간 언론 등에 공개되거나 알려진 해외 방문 국가만 10개국이 넘는다.

 

특히 지난 4월 방미 경제사절단 일정을 소화하고 그 이후 비교적 장기간 해외 일정을 소화한 게 백미로 손꼽힌다. 이 일정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알토란 같은 주요 글로벌 기업 CEO 20여 명을 두루 만났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이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과 이를 위한 회계 부정을 지시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지난 2020년 9월 에 기소돼 만 3년을 넘기고 있다. 이는 그대로 경영 누실로 이어지고 있다. 매주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느라 장기간 출장이나 일정에 제약이 따르는 때문이다. 

 

게다가 재판부가 "삼성 사건을 집중 심리해 11월께 거의 끝날 것 같다"고 언급한 만큼 1심 결과가 이르면 11월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내 사법 리스크가 재부각될 우려도 있다. 사법 리스크에 따른 삼성전자의 또 다른 리스크가 재부각되지 않기를 희망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재용 회장이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돌파하고 삼성전자가 미국의 엔비디아, 대만의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넘어서며 다시 정상에 우뚝 서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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