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현대차, 파업으로 성장의 맥 끊어서는 안된다...지속가능성은 노사화합에 달려
현대차-기아 영업이익 합계 20조원 돌파할 전망
현대차 상반기 8조원 가능성도...삼성전자 공백 훌륭히 메워
현대차 노조, 정년 연장 등 무리한 요구도 많아 노노갈등 우려도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7-16 07:26:08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최근 들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성장세가 무섭다. 한때 '최악의 싸구려 차'에 '노조 파업 연례행사'라는 오명으로 대변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BMW나 포르쉐, 도요타 등 일본 차보다 더 좋은 차를 생산하는 기업, 노사가 합심해 글로벌 톱3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매김을 추구하는 성장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
이런 기세는 실적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고 기아는 7조원의 영업이익을 돌파하며 존재감을 알린 바 있다. 여세를 몰아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기업 중 최대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에 3조5927억원을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실적 발표를 앞둔 2분기에는 증권사 컨센서스가 3조8191억원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분기에 4조원대 기록을 돌파하며 상반기에 8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기아도 이에 뒤질세라 올해는 영업이익 10조원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사가 거둘 영업이익이 20조원마저 뚫을 기세다. 가히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거뜬히 채우고 있는 셈이다.
그런 현대차와 기아도 큰 분수령이 남아 있는 듯하다. 바로 현대차그룹의 아킬레스건인 노사협상이다. 과거 매년 파업이 관례처럼 일어난 바가 있어 올해 과연 파업 없이 넘어갈 것이냐가 가장 큰 복병으로 남을 전망이다.
다만 현대차 노사는 최근 4년간 코로나19 사태, 일본의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수출 우대국) 제외 조치에 따른 한일 경제 갈등 상황 등을 고려해 파업 없이 교섭을 잘 마무리해왔다. 이런 양 측 노력의 결과가 지금의 좋은 실적으로 연결됐고 성장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올해는 노조의 요구가 만만치 않아 순탄치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게다가 최근에는 민주노총의 정치 파업마저 동참하며 걱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3일 정년 연장과 상여금 지급 규모 등을 놓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시작했다. 21일에는 노조가 단체교섭 출정식을 열고 노사협상 시즌이 본격 개막됐음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양측의 쟁점 합의가 쉽지 않아 파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노조 요구안은 기본급 18만4천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등을 담았다.
별도 요구안에는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최장 64세), 전기차 신공장 관련 인력 운영 방안 마련, 기존 파워트레인 고용 변화 대응 등 고용 안정 요구안 등을 넣었다.
주거지원금 재원을 260억원에서 520억원 증액, 직원 할인 차종 확대, 명절 귀향비를 각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 유류비 5만원 인상, 식사 시간 10분 유급화, 하계 휴가비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 등도 요구했다.
결혼 휴가에 재혼 포함, 명절 선물 단가를 기존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리고, 자녀 고교 입학축하금 100만원 신설을 요구하는 내용도 있다.
노사는 특히 올해 교섭에서 정년 연장과 성과급, 상여금 지급 규모를 놓고 줄다리기할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정년의 최장 64세 연장이라든지, 모든 정년 퇴직자에게 '2년마다 신차 25% 할인' 혜택을 적용하자는 노조의 제안 등은 무리한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요구는 정년을 앞둔 정규직 근로자들에게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라서 노조 내에서도 MZ세대들에게 반발을 사는 것으로 알려진다.
MZ세대 노조원들은 정년 연장이나 퇴직자 우대 등 자신들과 당장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실적 잔치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열심히 일한 결과를 보상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MZ세대와 기성 세대 노조원들 간의 갈등은 현대차그룹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여러 대기업에서 MZ세대들은 기존 노조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 노동계의 양대 축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입지를 흔들거리게 하며 노동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MZ세대들이 아직 새로운 노조 결성을 할 정도로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에 파업에 이를 정도로 노사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전개되고 실적 악화가 예상돼 자신들이 취할 이익이 침해된다면 다른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침묵으로만 일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들은 정년 연장이나 정치적 파업 등과 같은 거대 담론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요구를 통해 안정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할 가능성도 있다.
사실 정부나 협력업체, 주주 등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외부 조직이나 관계자들은 현대차 노조가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노사문화 변화를 이끌어가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현대차가 노사문화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일본의 도요타와 같은 장기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강한 기업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동시에 성과급도 충분하게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국내서도 이번 장마철에 기후변화로 인한 수해가 크게 발생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시름이 깊어 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 와중에 우리에게 행복한 소식을 잇따라 전하면서 청량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 기세가 노사 갈등과 파업으로 꺾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올해도 노사가 한층 성숙한 대화를 통해 또한 가성비 높은 차량 생산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업으로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하게 달라진 위상을 지속해서 부각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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