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엔비디아-관세 트라우마에 나스닥-반도체 폭락 S&P 동반 급락
다우 지수는 소폭 하락으로 마무리
트럼프 관세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량주 및 가치주, 전통 산업 종목들은 선방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2-28 06:54:45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낸 관세 위협 발언에 기술주와 반도체주들이 급락하며 3대 지수가 동반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도체지수는 6% 이상, 나스닥지수는 3% 가까이, S&P500지수도 1.5% 이상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내내 상승하다 장 막판 하락으로 돌아섰다. 이날 실업자 수 급증을 나타낸 신규 경제 지표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93.62포인트(0.45%) 하락한 43,239.50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4.49포인트(1.59%) 떨어진 5,861.5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30.84포인트(2.78%) 급락한 18,544.42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304.07포인트(6.09%) 폭락한 4,686.75를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1.2% 하락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8.4%, 마이크로소프트 1.8%, 아마존닷컴 2.6%, 메타 2.2%, 구글의 알파벳 2.4%, 브로드컴 7.1%, 테슬라 3.0%, 넷플릭스스 2.7%, AMD 4.9%, ARM이 6.2%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26%포인트(2.6bp) 상승한 4.275%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11%포인트(1.1bp) 떨어진 4.061%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강행과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분위기가 미국 뉴욕증시를 질식시켰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마약은 여전히 매우 높고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우리나라에 쏟아지고 있다"며 "(캐나다와 멕시코 상대로) 3월 4일 발효될 예정인 관세는 예정대로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날엔 중국도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며 "4월 2일 상호관세 날짜는 그대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이달 초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한 달간의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약 성분 펜타닐의 미국 유입과 관련해 캐나다 및 멕시코와 협상을 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트럼프가 예정대로 두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다시 밝힘으로써 시장은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게다가 이날 중국에 대해 10%의 관세를 추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달 초 부과된 10%의 관세에 추가되는 것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20%나 늘어나게 된 것이다.
트럼프의 강경책은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고 소비 심리를 꺾으면서 미국 경제를 짓누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대표는 "정책의 명확성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정체되고 약간 비이성적인 시장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전통 산업군에는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날 주가지수의 흐름에서도 나타났다. 나스닥 지수가 3% 가까이 폭락한 반면 다우 지수는 소폭 하락으로 마무리했다.
기술주 투매를 자극한 또 다른 재료는 엔비디아의 작년 4분기 실적이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1%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이다. 하지만 월가는 엔비디아의 4분기 총마진이 감소한 부분에 주목했다. 또한 지난 2년 중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정도가 가장 작았다는 점도 불안감을 건드렸다.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엔비디아의 매출은 뛰어났지만, 증시가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실망감은 AI 및 반도체 업종 전반에 충격을 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6.09% 폭락한 4,686.75로 장을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지수의 30개 구성종목이 대부분 급락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8.48%, TSMC(ADR)는 6.95%, 브로드컴은 7.1%, ASML(ADR)은 6.70% 떨어졌다. AMD와 퀄컴도 4%대 하락률을 찍었고 Arm은 6.21% 굴러떨어졌다.
반면 트럼프 관세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은 우량주 및 가치주, 전통 산업 종목들은 선방했다. 월마트와 JP모건, 버크셔해서웨이, 비자, 마스터카드, 엑손모빌 등 모두 1%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나온 지표도 투심을 악화시켰다. 미국 경제 성장세는 견고했으나 고용 둔화는 불안감을 자극했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4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 2.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 및 시장 전망치와 같았다.
미국 내구재 제조업체의 신규 수주도 1월 반등했다. 올해 1월 내구재 수주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3.1% 증가한 2천860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크게 증가해 고용시장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계절 조정 기준 24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 대비 2만2천명 증가한 수치며 시장 예상치 22만1천명도 웃돈 결과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30%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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