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딥시크-소비심리 충격에 나스닥-S&P-반도체 맥없이 추락
테슬라 8%대 급락 시가총액 1조달러 무너져
팔란티어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
홈디포 월마트 일라이릴리 주가는 상승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2-26 07:12:03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 소비심리 악화와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채금리와 주가가 동반해서 급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시장 상황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다우지수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대조를 이뤘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59.95포인트(0.37%) 상승한 43,621.16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8.00포인트(0.47%) 낮은 5,955.2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60.54포인트(1.35%) 하락한 19,026.39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14.66포인트(2.29%) 급락한 4,888.88을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0.02% 하락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가 2.8%, 마이크로소프트 1.5%, 메타 1.5%, 구글의 알파벳 2.1%, 테슬라 8.3%, 브로드컴 2.5%, 넷플릭스 1.1%, AMD 3.8%, ARM이 2.7% 하락하며 마감했다. 다만 아마존닷컴은 0.04%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큰 폭 하락하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102%포인트(10.2bp) 하락한 4.291%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72%포인트(7.2bp) 내린 4.096%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급락한 경제지표에 흔들렸다.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CB)가 발표한 2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98.3(1985년 100 기준)으로, 전월 대비 7.0포인트 하락하며 2021년 8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예상치(102.5)도 크게 하회했다. 소득·노동시장에 대한 단기 전망을 담은 기대지수는 전달보다 9.3포인트 낮은 72.9를 기록하며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임곗값(80)을 밑돌았다.
베어드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 투자전략 분석가 로스 메이필드는 "최근 수년간 미국 경제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소비자와 노동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고 평했다.
아울러 월가가 2024년 시장을 주도했던 주요 종목들에 등을 돌리는 양상이 이어졌다. 지난해 S&P500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AI 방산주' 팔란티어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리며 3.13% 더 떨어졌다. 불과 4거래일 전인 지난 19일 수립한 역대 최고가(125.41달러) 대비 29.95% 하락했다.
지난해 'AI 수혜주'로 승승장구하다 추락한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작년 회계 보고서 제출 마감 연장 시한이 만료되는 이날 주가가 11.76% 급락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이날까지 회계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조치 될 수 있다.
하루 뒤인 26일 장 마감 후 자체 회계연도 2025년 4분기(11월~1월) 실적을 발표하는 엔비디아 주가는 경계감 속에 2.80% 밀렸다. 엔비디아가 중국의 저비용·고효율 AI 딥시크 출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장기 전망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려 있다.
테슬라 주가는 8% 이상 급락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선이 붕괴됐다. 테슬라 시총이 1조달러에 못 미친 것은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유럽시장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5% 급감한 소식이 '설상가상' 악재가 됐다. 다만 미국 최대 건축자재·주거용품 소매 체인 홈디포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고 주가가 2.84% 오르며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다우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사측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과 고금리 여건이 주택 개선 수요에 악영향을 준 가운데 거둔 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최대 소매 기업 월마트 주가는 4.29% 오르며 다우지수 구성종목 가운데 최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형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 고용량 제품에 대한 가격 인하 방침을 알려 주가가 2.31% 상승했다.
화상 회의 서비스 제공업체 줌 커뮤니케이션은 현 분기 실적 전망이 실망을 안겨 주가가 8.48% 미끄러졌다. 페이팔은 이날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긍정적인 성장 전망을 제시하고도 주가가 1.57% 뒷걸음쳤다.
미국 경제 불확실성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위축 양상을 보이면서 암호화폐 가격은 하락세를 그렸다. 비트코인은 3개월래 최저 수준인 개당 8만8천 달러선에 거래됐다. 한 달 전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 20% 이상 낮다. 비트코인 관련 업체 주가도 미끄럼을 탔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기업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11.41% 급락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6.42%,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주가는 8.03% 미끄러졌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높아지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1bp(1bp=0.01%) 낮은 4.283%까지 내려갔다. 작년 12월 초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필수소비재(1.69%)·헬스케어(0.86%)·산업재(0.53%)·소재(0.8%)·부동산(1.14%) 5개 종목이 오르고, 임의소비재(0.84%)·에너지(1.47%)·금융(0.1%)·테크놀로지(1.37%)·통신서비스(1.53%)·유틸리티(0.51%) 6개 종목이 내렸다.
자산관리사 딥워터어셋매니지먼트 관리 파트너 더그 클린턴은 "'AI 거래는 이제 끝났다'고 믿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이들은 의심할 이유와 그 증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가 볼 때 AI 거래는 여전히 실질적으로 존재한다. AI 붐이 아직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2~4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고 부연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시간 기준,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69.2%, 동결 확률은 30.8%로 반영됐다.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이 전일 같은 시간 대비 6.4%포인트 높아지고 동결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4.9%로 전일 대비 3.3%포인트 후퇴했다. 25bp 이상 인하 가능성(95.1%)과 50bp 이상 인하 가능성(74.6%)은 모두 전일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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