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영섭 KT 차기 CEO, 무난한 선임에 조기 안착으로 '통신명가' 위상 되찾길
30일 임시주총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 받으면 정식으로 선임
공개업 그림자 청산-잃어버린 9개월 복구-디지코 지속 AI혁명 대응도 필요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KT가 국민에게 사랑 받는 기업으로 재탄생 기대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8-27 06:53:34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9개월가량 공백기를 가졌던 KT가 이번주에 새로운 CEO를 맞을 전망이다. KT는 오는 30일 오전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영섭 대표이사 후보(64)에 대한 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현재 업계 전망으로는 무난한 선임이다. 우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25일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KT의 지분 7.99%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KT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를 차기 대표 후보로 결정하자 곧바로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반대를 시사했고 이는 KT가 9개월가량의 CEO 공백기를 갖는 도화선이 됐다. 국민연금이 김영섭 대표에게 찬성표를 던지면서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김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 의견을 낸 바 있다.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은 찬성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찬성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6월 말 기준 현대차(4.69%)와 현대모비스(3.10%)를 합쳐 7.79%의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 후보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정식으로 선임된다.
김 대표이사 후보에 대한 안팎의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차기 CEO 선정 이유에 대해 "김영섭 후보는 그간의 기업 경영 경험 및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고 밝혔다.
KT가 지난 3년여 기간 추진해 각광을 받았던 디지코(디지털 플랫품 기업) 전략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게다가 김영섭 후보는 새로운 KT의 경영 비전 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며 대내·외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게 선정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영섭 후보는 다년간의 ICT 기업 CEO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DX(디지털 전환)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 문화 개선 의지가 뛰어나 향후 KT의 미래 성장을 확고하게 견인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의 내정에 KT 노동조합도 환영 입장을 내놓고 있어 내부 반목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수 노조인 KT 노동조합은 성명에서 "김영섭 후보는 기업 경영 경험이 풍부하고 정보 통신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KT의 사업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KT의 미래 성장에 대한 혁신적 비전을 제시하면서 KT가 국민 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끌어낼 CEO로서 적임자임을 믿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소수 노조인 KT 새노조도 "새 CEO의 책임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며 "낙하산 인사 영입 금지, 조직 정상화, 내부에 만연한 '허수 경영' 조직 문화 개혁, 통신의 기본 다지기 등을 요구한다"며 찬성 입장을 전했다.
김영섭 후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쭉 LG그룹에서 근무한 전형적인 LG맨으로 손꼽힌다.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 솔루션사업본부장을 거쳐 KT의 경쟁사인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 CFO 부사장을 지냈다. 2015년에 LG CNS 사장으로 옮긴 후 7년여 CEO 생활을 거친 후인 지난해 연말 LG CNS 대표이사를 퇴임했다.
한때 LG맨이라 하면 우직하면서도 능력은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게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직함의 표상이며 저돌적 혁신의 아이콘으로 인식이 바뀌어 우리 재계가 마주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짧은 기간이지만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부사장)으로 회사 살림을 맡아서 해본 만큼 통신업계 생리에는 굉장히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향후 KT의 혁신을 통한 조직 효율화 및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후보로서 벌써부터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필자 역시 이번에 KT가 유능하면서도 내부에 산적한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며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혜안을 지닌 CEO가 발탁되기를 기대했다. 이번에 김영섭 후보는 그에 걸맞은 후보로 무난하게 선출돼 빠른 업무 습득으로 잃어버린 9개월을 복구하고 KT의 현안을 해결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도 큰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KT가 아직도 지우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공기업 그림자'를 완벽하게 청산해서 재계 12위의 기업에 맞는 위상 확립과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도 열중하길 고대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초 챗 GPT 발표로 야기된 초거대 AI 혁명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KT는 오는 10월께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할 계획이며 로봇과 헬스케어, 교육 등으로 AI 사업을 확대해 2025년에는 관련 매출 1조3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본업이 통신인 만큼 통화 품질과 인터넷 속도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검찰이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만큼 인적 쇄신도 김 후보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KT가 새로운 출발의 축배를 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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