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트럼프 관세-물가 우려에 다우 0.75% 등 3대 지수-반도체 일제히 하락

2월 1일 예정대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씩,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부과
트럼프 "유럽연합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
3월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18.0%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2-01 07:29:21

▲미국 뉴욕증시는 여전히 물가지표가 높게 나오는 가운데, 관세 추가 조치마저 강행키로 하면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그러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1일부터 예정대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다우와 S&P500, 나스닥 3대 지수는 물론 반도체지수가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에는 이들 지수가 일제히 동반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37.47포인트(0.75%) 떨어진 44,544.66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64포인트(0.50%) 하락한 6,040.5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4.31포인트(0.28%) 떨어진 19,627.44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4.68포인트(0.29%) 하락한 5,015.85를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0.02% 상승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닷컴 1.3%, 메타0.3%, 구글의 알파벳 1.5%, 테슬라 1.0%, 브로드컴 2.6%, 넷플릭스 0.3%, ARM이 4.1%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애플은 0.6%, 엔비디아 3.6%, AMD가 2.4%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35%포인트(3.5bp) 오른 4.547%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06%포인트(0.6bp) 상승한 4.203%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장 초반 낙관적인 분위기는 백악관의 기자회견으로 순식간에 뒤집혔다. 이날 백악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월 1일 예정대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씩, 중국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한 외신이 해당 국가들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이 3월 1일로 연기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대응이었다. 백악관 대변인은 "그 기사를 봤는데 거짓"이라며 "(해당 국가들은) 불법 펜타닐을 공급하고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도록 허용하면서 수천만 명의 미국인을 죽였다"고 비판했다.

 

오후에는 트럼프가 별도로 관세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2월 18일까지는 캐나다 등에 석유 및 가스, 철강, 알루미늄, 구리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유럽연합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같은 소식에 주가지수는 급락 전환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1.46%까지 오름폭을 확대했으나 백악관 기자회견 후 장중 -0.54%까지 떨어졌다. 하루 변동성만 2%포인트에 달하는 극도의 변동성 장세였다.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품목(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모두 작년 11월 수치보다 상승 각도가 가팔라진 것이었다. 

 

애플은 작년 4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아이폰 판매는 예상에 못 미쳤으나 인공지능(AI)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가 적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며 이날 한때 주가가 4% 이상 뛰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 강행 방침이 재확인되면서 아이폰의 수출 타격을 우려한 시장은 애플에 매도 우위로 대응했다.

 

엔비디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오후 트럼프와 백악관에서 회동할 것이라는 소식에 기대감이 커졌으나 매도세에 휩쓸려 -3.67%로 마감했다. 

 

US뱅크자산운용그룹의 톰 하인린 선임 투자 전략가는 "이날 급락은 딥시크 사태 때 본 것과 매우 유사했다"며 "뉴스가 나왔고 그 첫 반응은 매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헤드라인에 초기 반응이 있었다"며 "우리는 관세가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느 정도 세율일지 세부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기다리고 실제 정책이 언제 시행되는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스트럭처캐피널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CEO는 "이날 투매는 과도했다고 생각한다"며 "딥시크 괴짜는 사라지고 있고 엔비디아와 구글, 아마존이 다음 주 실적을 발표하면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주시하는 고용비용지수(ECI)는 작년 4분기 168.3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0.9%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이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승 위험은 계속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올해는 더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고용 목표 달성의 진행 상황을 신중하게 평가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2% 목표치를 향해 인플레이션이 전진하고 있다는 점에 안도한다며 "인플레이션이 하락 경로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12~18개월 후에는 현재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18.0%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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