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우량 테크주에 '트럼프 매물' 쏟아졌나 나스닥 큰 폭 하락
애플 이유도 없이 4% 급락 테크주 급락 이끌어
투자은행 및 일부 반도체주는 강세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1-17 07:00:03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국채금리가 이틀 연속 내리는 가운데서도 3대 지수가 전일 강한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이 출현하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전날 3대 지수가 모두 두 달여 만에 '최고의 날'을 보냈으나 이내 열기가 식어버린 셈이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이 컸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8.42포인트(0.16%) 내린 43,153.13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57포인트(0.21%) 밀린 5,937.3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72.94포인트(0.89%) 떨어진 19,338.29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다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9.30포인트(0.18%) 상승한 5,162.96을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4.0% 떨어진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1.9%, 마이크로소프트 0.4%, 아마존닷컴 1.2%, 메타 0.9%, 테슬라 3.3%, 구글의 알파벳 1.3%, 넷플릭스 0.6%, AMD가 1.2%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브로드컴은 0.6%, ARM이 0.08%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43%포인트(4.3bp) 하락한 4.611%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23%포인트(2.3bp) 내린 4.241%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미국 12월 소매판매는 기대에는 못 미쳤으나 양호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소매 및 식품 서비스 부문)는 7292억달러로 계절 조정 기준 전달 대비 0.4% 증가했다. 직전월 수정치 0.8%와 시장 예상치 0.6%는 밑돈 수치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는 "일부 주요 수치가 실망스러웠지만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에 반영되는 수치들은 견고했다"며 "이번 보고서를 보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급하게 금리를 내릴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소매판매는 실제로 우리의 4분기 미국 GDP 성장률 추정치를 2.7%에서 2.9%로 끌어올릴 만큼 강력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에서 읽히듯 소비 지표는 이날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소매 지표 발표 직후에도 주가지수 선물은 제자리를 지켰고 개장 후에도 증시는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전날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실현 욕구에 주가지수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나스닥은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위주로 매물이 나온 데다 마감 1시간 전 매물이 쏟아지면서 유독 낙폭이 컸다.
애플이 4% 이상 하락하며 작년 8월 5일 4.82%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애플은 이날 뚜렷한 악재가 없어 시장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애플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중 수익률이 가장 저조하다.
기술주 매도 흐름이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 전반에 퍼진 것은 아니었다. TSMC는 호실적에 힘입어 3.86% 뛰었고 ASML도 3.30% 오르며 낙관적인 분위기를 공유했다. 램리서치와 KLA,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4% 이상 올랐다.
주요 은행의 호실적에 우량주도 하방 지지력이 좋았다. 모건스탠리는 예상치를 웃돈 작년 4분기 실적에 주가가 4% 이상 뛰었고 골드만삭스도 1% 이상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약보합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팩스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4분기 실적 보고를 마친 기업의 77%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이날 연방 상원 재무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공약은 다른 나라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며 협상 도구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뒷받침한다면 올해 금리인하는 25bp씩 최대 3번에서 4번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3월 인하도 완전히 배제될 수 없고 많은 진전이 있다면 더 많은 금리인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러는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강경 매파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1만명 이상 증가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대화재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증가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서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5만4천587명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1만3천74명 증가한 수치로 미국 전역 기준 미시간주 다음으로 많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금리인하 확률은 29.2%를 기록했다. 전날 마감 무렵의 28.9%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1월 동결 확률은 97.3%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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