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트럼프 중국 관세도 완화? 테크주-반도체주 훈풍 나스닥 강세

구글은 장 마감 후 공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이상 급락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2-05 06:54:19

▲미국 뉴욕증시는 4일(현지시간) 관세 전쟁이 다소 누그러지며 3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하며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대형 테크주의 반등세에 힘입어 나스닥지수가 1% 이상 상승하고 다우와 S&P500, 반도체지수가 동반 상승하며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포고령에 흔들려 롤러코스터 같은 흐름을 보였던 전날 장세에서 한 발 벗어나는 모양새를 보였다.

 

트럼프가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한 달 유예'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통화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덕분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를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4.13포인트(0.30%) 오른 44,556.04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31포인트(0.72%) 높은 6,037.8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62.06포인트(1.35%) 상승한 19,654.02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51.78포인트(1.05%) 상승한 4,976.59를 가리키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2.1% 상승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0.3%, 엔비디아 1.7%, 아마존닷컴 1.9%, 메타 0.9%, 구글의 알파벳 2.5%, 테슬라 2.2%, 브로드컴 2.1%, 넷플릭스 1.6%, AMD 4.5%, 팔란티어 23.9%, ARM이 4.2%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30%포인트(3.0bp) 하락한 4.513%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47%포인트(4.7bp) 내린 4.218%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미국 정부가 자국에 부과한 10%의 추가 보편 관세에 대해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중국은 석탄·석유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텅스텐 등 원료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미국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도 조사하는 한편 미국의 추가 관세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단행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주가지수 선물은 한때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증시 개장 이후 트럼프와 시진핑이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는 탄력을 받았다. 미국 백악관이 오전에 트럼프와 시진핑의 통화가 곧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점이 주가를 뒷받침했다. 두 정상이 이날 결국 통화하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은 장 마감 무렵까지 지속됐다.

트럼프는 자신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조치한 보복관세에 대해 "괜찮다"며 "시진핑과의 통화는 서두르지 않고 적절한 때 하겠다"고 말했다.

인프라스트럭쳐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경영자는 "투자자들이 관세에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것은 경제적 관세가 아니라 정치적 관세이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대부분의 수입 상품에 5~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고용시장에선 둔화 신호가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 건수는 76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향 조정된 11월 수치 816만건에서 55만6천건 감소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800만건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

구인·이직 보고서는 통상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의 발표를 앞두고 공개되기 때문에 고용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현재 관세 문제가 시장의 시선을 잠식하고 있지만 관세 갈등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시장의 관심은 고용 둔화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한편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상승했다. 하지만 구글은 장 마감 후 공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 이상 급락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964억7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2.15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월가 예상치에 못 미쳤고 EPS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인공지능(AI) 방위산업체 팔란티어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으면서 주가가 24% 급등했다. 제약사 머크는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주력 의약품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의 매출 감소가 실망을 안기며 주가가 9% 넘게 급락했다.

온라인 결제대행업체 페이팔은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돈 실적과 함께 1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13% 이상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업체 페라리는 강력한 수익 성장에 힘입어 주가가 7% 이상 뛰었다.

중국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했지만, 양국 정상 간 대화에 대한 기대감에 중국 주식도 탄력을 받았다. 핀둬둬는 8.37%, 징동닷컴은 2.82%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15.5% 수준이다. 전날 마감 무렵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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