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트럼프 열기 퇴색하며 나스닥-반도체-S&P 하방 압력

12월까지는 연준 금리인하 경로 유지할 듯
가상화폐 관련주인 코인베이스 10% 급락
반도체지수 블안한 투자심리 반영 급락세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11-14 07:27:23

▲미국 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 효과가 다소 사라지며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과 일치한 덕분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들어 국채금리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반도체지수는 4거래일 연속 급락했고 나스닥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7.21포인트(0.11%) 오른 43,958.19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9포인트(0.02%) 상승한 5,985.3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0.66포인트(0.26%) 하락한 19,230.74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02.34포인트(2.00%) 급락한 5,006.29를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0.4% 상승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0.5%, 아마존닷컴 2.4%, 테슬라 0.5%, 넷플릭스가 1.3%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는 1.3%, 메타 0.8%, 구글의 알파벳 1.5%, AMD 3.0%, ARM이 3.4%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오전엔 하락하다 오후 들어 횡보세로 전환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12%포인트(1.2bp) 상승한 4.445%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75%포인트(7.5bp) 내린 4.269%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트럼프 체제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가 불확실하다는 우려와 단기 과열이라는 인식 속에 투자심리는 뜨겁지 않았다.

이날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큰 폭의 움직임 없이 좁게 움직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주 대선으로 '트럼프 랠리'가 촉발되면서 가파르게 올랐던 3대 주가지수는 전날부터 일부 조정을 받으며 방향을 타진하고 있다.

이날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이미 연준이 통화완화로 기조를 정한 상태에서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은 물가는 시장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했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월보다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 올랐다. 전체 CPI에서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올랐다.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린지 로즈너 멀티업종 채권 투자 총괄은 "근원 CPI가 예상에 부합함에 따라 연준은 12월에도 금리인하 경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날 수치는 금리인하 속도가 당장 느려질 수 있다는 시장의 두려움을 식혔다"고 평가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총괄은 "연준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걱정은 그만해야 할 때"라며 "주식은 선거 이후 자동 조종 상태에 있었고 이날 발표된 수치는 추세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아마존이 2.48% 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이 눈에 띄었다. 엔비디아는 1.36% 하락했지만 시총 1위 자리는 고수했다. 비트코인은 이날도 파죽지세로 상승하며 장 중 9만3천달러를 상향 돌파했지만, 가상화폐 관련주인 코인베이스는 이날 10% 급락했다.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체제에서 반도체 무역이 관세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도 2% 급락하며 불안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단 3종목만 상승했고 나머지 종목은 모두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백악관과 연방 의회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석권하며 이른바 '레드 스윕'을 달성했다. NBC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종 확인된 집계 결과, 공화당은 하원 전체 의석 435석 가운데 과반인 218석을 확보해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이로써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은 미국 권력 서열 3위 자리인 연방 하원 의장석은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현 하원의장이 계속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또 법무부 장관에 강경 우파 성향의 맷 게이츠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을 지명했다. 트럼프는 앞서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지명했고 국가안보 보좌관에는 육군 특수전 부대 출신인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을 낙점했다. 두 사람 모두 미국 플로리다주를 기반으로 둔 친트럼프 인사로 트럼프 내각에서 플로리다 진영의 약진이 눈에 띈다. 플로리다는 트럼프의 호화 리조트 마러라고가 있는 곳이다.

연준 인사들은 이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진전이 멈출 위험이 커졌다며 추가 금리인하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앞으로 더 많은 금리 인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통화정책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느린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지만,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82.3%까지 올라갔다. 반면 동결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의 41.3%에서 17.7%까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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