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에 코로나19 방역지원 요청설...한국 지원 제안엔 응할까

북한이 요청한 품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검사장비와 의약품 등일 것으로 추정
CNN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해 북한의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재앙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을 것" 보도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5-16 06:13:44

▲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고를 청취하고 있는 김정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우리 정부가 조만간 대북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논의할 실무접촉을 남북채널을 통해 북한에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적 비상사태에 돌입한 북한이 중국에 방역 물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5일 "가급적 이번주 초에 북한에 공식적으로 제안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정부가 제안할 내용들에 대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북한에 늦지 않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받을지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가 내부적으로 발표하고 언론에 얘기하는 것과 별개로 직접적인 제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 및 신속한 대응 필요성 등을 감안해 방역 노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북측에 관련한 제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논의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6일쯤 취임하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통일부가 남북 연락사무소 통신선을 통해 '방역 지원 의사가 있으니 실무접촉을 하자'는 취지의 전통문을 북한에 보내는 방식이 유력하다. 그러나 우리가 방역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한다고 해도 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16일 북한이 중국에 방역 물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에 코로나19 방역 관련 물자 지원을 요청했고, 현재 양측간에 관련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요청한 품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감염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검사 장비와 의약품 등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중국 외에도 한국과 유엔 등이 대북 방역 물자 지원 의사를 표명한 상태이나 북한은 우선 지리적으로 가깝고 관계도 좋은 데다, 얼마 전까지 화물열차 왕래를 해왔던 중국으로부터 지원받는 것이 가장 신속한 방안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북중간에는 방역상의 이유로 육로교통 및 항공편 왕래가 중단된 상태이나 지원 방안이 결정되면 양국 합의 하에 일시적으로 육로 또는 항공편 운항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물자가 들어갈 때 중국의 방역 전문가나 의료진이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북한이 지원 요청을 하면 곧바로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 가운데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통제 불가능한 재앙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CNN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상세히 소개하는 분석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CNN은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북한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로 42명이 사망했고 발열자는 82만62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공중 보건 체계와, 대부분 주민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려스럽다"며 "세계에서 가장 고립돼 있고 불투명한 체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제 상황이 어떤지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NN은 "북한에서 코로나19 발생은 재앙"이라며 "붕괴된 의료 체계와 검사 장비 부족으로 북한에선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발생한 대규모 환자를 돌보는 일은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 체제가 투명성이 결여됐고 정보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또 다른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1990년대 대기근을 예로 들면서 "북한은 1990년대 기근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면서"전문가들은 20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당시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끔찍한 경험담을 전할 뿐"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의료 체계에 종사했던 사람들도 기초적인 의약품부터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을 증언했다고 CNN은 전했다.

 

2011년 북한을 탈출한 외과의사 최정훈씨는 2006년과 2007년 홍역 대유행 당시를 회고하면서 북한은 지속적인 검역과 격리를 위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지침에 따르면 증상이 발견된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격리돼야 하지만 문제는 이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CNN은 "북한은 어떤 코로나19 백신도 수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취약한 의료 환경 속에 대부분 북한 주민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병 발병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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