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CPI 상승률 주시하며 하락...반도체 실적 우려에 나스닥 1% 넘게 속락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전날보다 137.44포인트(4.57%) 급락
7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올라 전달의 9.1% 상승보다 상승세가 둔화했을 것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8-10 06:17:27

 ▲ 미국 증시가 1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소비자물가(CPI)지수 상승률을 주시하며 하락 마감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급락한 영향으로 나스닥 지수의 하락률이 큰 편이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반도체 기업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엊그제만 해도 서머랠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달아올랐던 기술주 투자 심리가 반도체 기업 등의 실적 우려가 나오면서 냉각된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과 다음날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고 있다.

 

9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8.13포인트(0.18%) 하락한 32,774.4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59포인트(0.42%) 밀린 4,122.47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50.53포인트(1.19%) 떨어진 12,493.9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그런가 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137.44포인트(4.57%) 급락하며 2,866.90으로 마감했다. 주요 종목 주가는 테슬라가 2.4% 하락한 것을 비롯해 AMD가 4.5%, 아마존닷컴이 1.1%, 구글의 알파벳이 0.5%, 메타가 1.0%, 넷플릭스가 1.5% 하락한 반면 애플은 0.03%, 마이크로소프트는 0.7% 상승하며 마감을 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10년물이 전날보다 0.029%p(2.9bp) 상승한 2.792%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56%p(5.6bp) 오른 3.272%를 가리키고 있다. 장단기 금리역전은 0.5%p 가까이 벌어진 셈으로 역사적인 수준이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또다시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반도체 업황 어려움으로 인해 기존에 제시했던 분기 매출 예상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이날 공시를 통해 8월 말로 끝난 회계 4분기 매출이 "지난 6월 말 실적 발표에 제시했던 매출 가이던스(전망치)의 하단을 밑돌거나 혹은 그 수준으로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당시 마이크론은 68억 달러~76억 달러의 분기 매출을 예상했다.

 

거시경제적 환경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회사는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는 기술기업들의 공급망 이슈를 재부각시켰다. 이에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의 이날 주가가 각각 3.9%, 3.7%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 이외에도 노바백스가 코로나19백신 수요 감소로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하면서 주가가 30%가량 폭락했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이전보다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부진한 상태를 유지했다. 우선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또다시 하락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연율 4.6%(계절조정치) 감소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5.0% 하락보다는 적게 줄어든 것이지만, 생산성 하락세는 유지됐다. 비농업 생산성은 지난 1분기에 7.4% 감소하며 1947년 3분기 이후 사상 최악의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2분기 비농업 단위 노동비용은 전 분기 대비 연율로 10.8% 올라 예상치인 9.5% 상승을 웃돌았다. 7월 소기업들의 경기 낙관도는 전달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역대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전미자영업연맹(NFIB) 자료에 따르면 7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89.9로 전월 기록한 89.5에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며, 지난 48년 평균치인 98을 계속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나올 7월 CPI를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올라 전달의 9.1% 상승보다 상승세가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근원 CPI는 전달의 5.9%에서 6.1%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CPI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러 하락세로 돌아서는지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본 콜렉티브의 자크 스테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향후 몇 달간 긴축 노력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캐피털웰스 플래닝의 케빈 심슨은 "역사적으로 강한 노동시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잘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지난 6월 16일 저점이 시장의 바닥이라는 것을 주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7.5%로 전장의 68%에서 하락했다. 이에 비해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2.5%에 그쳤다. 전장의 32%에서 소폭 올랐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