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침체국면 이어갈까 vs 금리동결 안도랠리 분기점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은행 위기가 확산
금융시장 불안에 연준이 3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 급부상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3-14 06:12:50

▲ 미국 뉴욕증시가 침체국면을 이어갈지 혹은 랠리로 전환할지 분기점에 놓여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이어 또 다른 지역 은행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변동성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날 은행주들의 급락에 투자심리를 압박했지만 나스닥은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50포인트(0.28%) 하락한 31,819.14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3포인트(0.15%) 하락한 3,855.7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9.96포인트(0.45%) 뛴 11,188.84를 나타내며 마감을 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2.22포인트(0.08%) 하락한 2,921.71을 기록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테슬라가 0.6% 상승한 것을 비롯해 애플이 1.3%, 마이크로소프트 2.1%, 아마존닷컴 1.8%, 메타 0.7%, 구글의 알파벳 0.5%, 넷플릭스가 0.2%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다만 엔비디아는 보합에, AMD는 0.8% 하락하며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현지시간 오후에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장단기 금리별로 하락폭은 크게 차별화돼 있다. 즉 오후 3시 40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137%포인트(13.7bp) 하락한 3.558%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539% 폭락한 4.049%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여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지난 10일 실리콘밸리의 SVB가 파산한 이후 디지털 자산과 상업 부동산 등에 집중해온 시그니처 은행도 파산하며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 나온 데다 다른 은행도 연이어 파산하면서 제2의 SVB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말 동안 연준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개장 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안심해도 된다"라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파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의회와 금융당국에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리콘밸리 소재 다른 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가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우려로 60% 이상 폭락했다. 전날 퍼스트 리퍼블릭이 연준과 JP모건체이스로 자금을 조달해 아직 쓰지 않은 가용 유동성이 700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는 소식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회사의 경영진은 이날 회사에 뱅크런 조짐은 없으며 은행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금융기관 찰스 슈왑은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이 있어 미실현 손실이 난 만기보유(HTM) 증권을 전혀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찰스 슈왑의 주가는 장중 20% 이상 폭락했다가 11%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이외에도 이스트 웨스트 뱅코프가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자사의 유동성이 강하고 대차대조표도 탄탄하다며 해명에 나섰다. 회사의 주가는 17% 폭락했다.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은행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JP모건체이스의 주가는 1.8% 하락하며 선방했으나,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뉴욕 멜론 은행의 주가는 각각 5%, 6% 이상 하락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주가는 모두 7% 이상 밀렸다. 지역 은행주들의 타격은 더욱 크다. 퍼스트 리퍼블릭이 61% 하락했으며, 팩웨스트방코프가 45% 하락했다. 키코프와 코메리카, 자이언스의 주가는 모두 20% 이상 떨어졌다.

 

금융시장 불안에 연준이 3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부상했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1%로 전장의 0%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8% 수준으로 전날의 59% 수준과 비슷했다. 다만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장의 40%에서 0%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점쳤다.

 

특히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당국의 조치가 효과를 낼지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시장 담당 책임자는 "SVB 붕괴 이후 주말 동안 전이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치열한 협상 끝에 백기사들이 구조에 나서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SVB 파산 여파를 막기 위한 규제 조치가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를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당국의 과감한 조치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리서치 담당 대표는 "연준의 대응이 잠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며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 은행 사업의 스트레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72포인트(6.94%) 오른 26.52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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