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연내 한번 더 금리인상" 나스닥-반도체-S&P-다우 급전직하
연준의 9월 회의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장 후반 낙폭이 확대
5%를 웃도는 고금리 환경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9-21 06:34:16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오후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싸늘하게 반응했다.
연준은 연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당초 계획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때문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3대 지수를 비롯해 반도체 지수는 급전직하를 하며 장을 마감했다.
2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85포인트(0.22%) 하락한 34,440.88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5포인트(0.94%) 하락한 4,402.20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9.06포인트(1.53%) 떨어진 13,469.13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60.22포인트(1.74%) 내린 3,398.81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테슬라가 1.4% 하락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가 2.9%, 애플이 2.0%, 아마존닷컴이 1.7%, 마이크로소프트가 2.4%, AMD가 1.2%, 메타가 1.7%, 구글의 알파벳이 3.1%,넷플릭스가 2.5%, ARM이 4.1%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장 마감 무렵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했다. 현지시간 오후 4시 1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24%포인트(2.4bp) 상승한 4.391%를 기록하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54%포인트(5.4bp) 상승한 5.163%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연준의 9월 회의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내 1회 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연준 위원들은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가 5.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리 전망치로는 5.50%~5.75%로 지금보다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이다. 위원 19명 중에서 12명이 1회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 7명이 동결을 전망했다.
내년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5.1%로 지난 6월의 4.6%에서 0.5%포인트 높아진 점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5%를 웃도는 고금리 환경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올해 1회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년 0.25%포인트씩 2회만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위원들은 "적절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고 자신할 때까지 제약적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적절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길 원한다. 그러나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더 많은 진전을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들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국채금리가 또다시 역사적 수준을 경신하면서 기술주들의 낙폭을 부추겼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4%까지 올랐고, 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19%까지 올랐다. 이는 각각 2007년, 2006년 이후 최고치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돼 연준이 긴축 기조를 끝내길 기대해왔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으면서 연준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2%,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28%가량에 그친다. 이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12월 회의까지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40%가량으로 전날의 35% 수준에서 상승했다. 또한 내년 6월까지 금리가 현 수준이나 그보다 높을 가능성은 60%를 넘어섰다. 전날의 50% 수준에서 높아진 것으로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날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기존 4,300에서 4,6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수가 현재보다 4%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S&P500지수 내 통신, 기술, 임의소비재, 자재 관련주가 1%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필수소비재, 부동산, 유틸리티 관련주는 소폭 상승했다.
핀터레스트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날'을 맞아 경영진이 앞으로 매출 증가율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3% 이상 올랐다. 전날 나스닥에 입성한 인스타카트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해 30.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인 30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제너럴밀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인 클라비요는 이날 첫 거래에 나서 공모가인 30달러 대비 9.2% 오르며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가 기대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는 "미국 경제가 너무 강하며, 이번 금리 인상 주기는 월가가 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는 "이번 발표는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며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소비와 경제 활동 지표의 회복세 등이 내년 금리 중간값을 더 높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TBH 어드바이저스의 트래비스 앤더슨은 "주식시장이 금리가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이번 회의가) 시장에 위험 선호도를 그렇게 많이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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