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오르는 국제유가, 배럴당 120달러 육박...주간 최대 상승폭
텍사스산 일주일 새 24.09달러 상승...주간 상승률은 26.3% 달해
브렌트유는 118달러서 거래...러시아산 공급망에서 제외될 가능성
조만간 이란 핵합의 복원으로 공급 증가 이벤트에 한가닥 기대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3-05 06:01:41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국제유가가 천장을 모른 채 솟구치고 있다. 전날에는 이란의 핵협상 복귀 가능성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지만 4일(현지시간)에는 막힘이 없었다.
이날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공격 소식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악재가 드리우면서 다시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7.4%(8.01달러) 오른 115.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종가는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분석됐다.
한 주간 WTI 가격 상승폭은 24.09달러(상승률 26.3%)에 달해 1983년 4월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주간 상승폭이다. 또한 주간 상승률 26.3%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올해 들어 WTI 가격은 40.47달러 올랐으며 상승률은 53.81%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8시 3분(런던 현지시간) 현재 배럴당 6.9%(7.64달러) 오른 118.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렇게 거침없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쟁 격화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차단하는 제재가 나올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 단지가 러시아에 점령 당하고 러시아의 포격으로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다는 보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에 공식 제재에 착수한 나라는 캐나다뿐이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원전 공격으로 다른 서방 국가들도 원유 제재에 동참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막히면 핵합의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복귀하더라도 글로벌 공급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의회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만간 미 상원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이에 즉각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백악관은 휘발유 가격 상승 우려에 해당 조치에는 신중한 상황이다.
다만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계획) 복원 협상이 며칠 내로 타결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IA 웰스 매니지먼트의 콜린 시에진스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제재 강화나 생산이나 가스관 피해 등 공급을 축소하는 어떤 이벤트도 유가를 끌어올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며 "반면에 이란의 수출 재개와 같은 미국과 이란과의 핵 합의 등 공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이벤트도 현 랠리를 둔화하거나 반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오는 5일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핵 합의 복원을 위해 남아 있는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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