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고용호조-국채금리 급등에 나스닥 등 3대지수 하락 전환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10-21 06:00:23

▲ 미국 뉴욕증시가 20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 후반 국채금리가 급등세를 보이자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하며 마감을 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일본 엔화-중국 위안화 가치의 급락,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 등 악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결국 하락으로 마감을 했다. 장 초반에는 이들 악재를 뒤로하고 영국 엘리자베스 트러스 총리의 사임과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힘입어 상승해 관심을 끌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22포인트(0.30%) 하락한 30,333.59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9.38포인트(0.79%) 내린 3,665.78을 나타내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5.66포인트(0.61%) 떨어진 10,614.84를 기록하며 마감을 했다. 이에 비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15.47포인트(0.69%) 상승한 2,253.22를 나타내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테슬라가 6.6% 하락한 것을 비롯해 애플이 0.3%, 마이크로소프트가 0.1%, 넷플릭스가 1.5%, 메타가 1.2%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가 1.1%, 아마존닷컴이 0.1%, AMD가 0.9%, 구글의 알파벳이 0.3%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현지시간 오후 4시 39분 현재 국채금리는 여전히 강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10년물이 전날보다 0.106%포인트(10.6bp) 상승한 4.235%를 기록하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62%포인트(6.2bp) 오른 4.614%를 나타내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기업실적과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장 초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앞서 IBM과 AT&T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IBM과 AT&T의 주가가 각각 4%, 7% 이상 올랐다. 아메리칸항공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3%가량 하락했다. 테슬라는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으나,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고, 연간 차량 인도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실적이 대체로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10년물 국채금리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우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23%까지 올라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4.62%까지 올라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용 지표는 견조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도 금리 상승에 힘을 보탰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연준의 기준금리가 조만간 더 높아질 것이라며 "솔직히 인플레이션 둔화에 실망스러울 정도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올해 말까지 나는 금리가 4%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4.50%~4.75%로 인상될 가능성을 75%로 보고 있다. 하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2024년까지도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이전보다 줄어든 점도 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을 높였다. 그동안 견조한 고용시장은 연준에 추가 긴축 조치를 강화하는 근거가 돼 왔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1만2천 명 감소한 21만4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3만 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활동 지수는 -8.7을 기록해 전달의 -9.9보다 하락했다. 지수는 9월과 10월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가 위축세임을 시사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9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4% 하락한 115.9를 기록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였다. 콘퍼런스보드는 지표가 몇 달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연말 이전에 점차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 호조에도 긴축 우려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쿤티고의 크리스토프 숀 디렉터는 마켓워치에 주식과 채권시장의 현 상관관계가 멀티에셋 투자자들에게는 정말로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과 채권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이러한 것을 정말로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며 "둘이 같이 하락하는 짧은 시기는 있었지만, 보통 몇 주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너무 갑자기 많이 오르면서, 안전자산인 국채가 정말 매력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형 펀드로 많은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국채를 주식의 진정한 대안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7.9%를, 12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5%에 달했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