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전자-자동차 유연한 관세조치에도 나스닥-다우-S&P 중폭 상승 그쳐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정책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도 포지션을 두껍게 잡기 어려워하는 분위기
S&P500의 경우 장중 100포인트 가까이 급변동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4-15 06:22:57

▲미국 뉴욕증시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유연한 관세 정책에도 3대 지수가 중폭 정도의 상승세에 그쳤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도 여전히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중폭 정도의 상승세로 마무리했다. 오전에 급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던 이날 장세는 점심 무렵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매물 소화를 마친 오후 늦은 시간에는 1% 이상 플러스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 마감 무렵 다시 매물 출회가 늘면서 다소 낮은 상승폭으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스마트폰·컴퓨터·메모리 카드 등에 대해 '관세 유보' 결정을 내리고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추가 면제를 시사하면서 주가에 상승동력을 제공했지만, 관세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상승에 따른 매물 출회도 잦은 편으로 평가된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오는 18일 성 금요일(Good Friday·부활전 직전 금요일) 휴장으로 인해 거래일이 4일로 짧아진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12.08포인트(0.78%) 상승한 40,524.79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2.61포인트(0.79%) 오른 5,405.9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7.03포인트(0.64%) 뛴 16,831.48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2.32포인트(0.31%) 상승한 4,003.22를 가리키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2.2% 상승한 것을 비롯해 구글의 알파벳 1.2%, 테슬라 0.02%, 넷플릭스 1.4%, 팔란티어 4.6%, AMD 1.1%, ARM이 1.0% 상승하며 마감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0.1%, 엔비디아 0.2%, 아마존닷컴 1.4%, 메타 2.2%, 브로드컴이 1.9%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117%포인트(11.7bp) 하락한 4.376%를 가리키고 2년물이 전날보다 0.105%포인트(10.5bp) 내린 3.849%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13.62포인트(1.03%) 상승한 40,626.33을 기록하고 있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3.01포인트(1.36%) 오른 5,436.3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74.99포인트(1.64%) 뛴 16,999.44를 나타내고 있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가 관세를 두고 계속 혼란을 조장하는 가운데 미국 뉴욕증시는 일단 주요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에 상승으로 화답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주말 간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했다. 트럼프가 부과하는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항목들을 담은 공지다. 제외 대상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이다.

 

이 같은 발표에 애플 등 거대 기술기업이 대중 상호관세의 폭탄을 피해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고 이는 주가 강세로 이어졌다. 아르젠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행정부가 아마도 가장 극단적인 관세 제안에서 어떤 식으로든 후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는 점진적으로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무조건 강세 일변도로 기울기에는 그것을 상쇄할 만한 발언이 많았다. 트럼프는 CBP의 발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 제품들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으며 다른 관세 범주로 옮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상호관세를 발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반도체는 의약품 등과 함께 개별 관세 대상이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조사도 진행되고 있다는 게 트럼프의 입장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이날 인터뷰에서 스마트폰과 메모리 칩 등 전자제품에 상호관세를 면제해준 품목과 관련, 면제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며 "한두 달 내(a month or two)"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또 트럼프가 "자동차 회사를 도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관세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 속에 증시는 일단 강세로 이날 마감하기는 했다. 하지만 S&P500의 경우 장 중 100포인트 가까이 급변동하는 등 변동성이 지속되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정책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도 포지션을 두껍게 잡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한 번 속으면 네 탓, 두 번 속으면 내 탓'이라는 제목의 고객 노트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시장에 속을 준비를 해야 한다"며 관세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닝스타의 데이브 세케라 미국 시장 수석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질문은 '이게 끝인가? 바닥인가?'이다"라며 "물론 가능성은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플은 스마트폰 관세 유예에 이날 2.21% 오르며 시가총액이 다시 3조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가 자동차 회사를 도울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자동차 업체 주가는 강세였다. 제너럴모터스는 3.46% 올랐고 포드는 4.07% 상승했다.

 

중국 인터넷 업체들의 주가도 강세였다. CSI중국인터넷ETF는 이날 4% 넘게 오르며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럼프가 중국산 주요 전자제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면제하기로 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 팔란티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팔란티어의 시스템으로 인공지능(AI) 전술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4% 이상 올랐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트럼프의 관세가 높게 유지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분명히 예상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돼 있다면 인플레이션은 2026년에 보다 완만한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둔화가 상당하고 경기침체마저 위협한다면 나는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더 빠르고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소비자기대설문(SCE) 조사에선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3.6%로 나타났다. 직전월의 3.1%에서 0.5%포인트나 뛰었다.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 24.3%로 올라갔다. 반면 50bp 인하 확률은 13.7%에서 11.4%로 소폭 하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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