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하루 급락 vs 공포의 9월' 반도체 8% 급락 엔비디아 시간외 2% 하락

제조업 위축을 시사하는 지표가 발표되며 투자의욕 급속히 떨어져
"모든 데이터에 매우 과민한 반응" 지나친 우려라는 분석도
4일 발표 미국 노동부 7월 구인·이직 보고서에 관심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09-04 06:35:19

▲미국 뉴욕증시는 3일(현지시간) 9월 첫 거래일을 급락장세로 마무리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제조업 지표가 경기침체 우려를 부각시키면서 지난 8월 초 폭락장세를 연상시키는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지난주 급등장세를 뒤로하고 노동절 연휴로 인해 4거래일로 짧아진 이번주 첫 거래일을 맞았다. 하지만 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국채금리 하락과 함께 급락장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인 9월 시장에 대한 경계감, 주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둔 데 따른 관망 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제조업 업황 위축을 시사하는 지표가 발표되며 투자의욕을 급속히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26.15포인트(1.51%) 내린 40,936.93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3.09% 밀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9.47포인트(2.12%) 하락한 5,528.9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77.33포인트(3.26%) 급락한 17,136.30을 나타내며 장을 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399.82포인트(7.75%) 급락한 4,759.00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2.7%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1.8%, 엔비디아 9.5%, 아마존닷컴 1.2%, 메타 1.8%, 구글의 알파벳 3.6%, 테슬라 1.6%, AMD 7.8%, 넷플릭스 3.7%, ARM이 6.8%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오후에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76%포인트(7.6bp) 하락한 3.835%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56%포인트(5.6bp) 내린 3.871%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미국 8월 제조업 지표가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던 시장에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투매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47.5)를 소폭 밑돌았다. ISM 제조업 PMI는 미국의 제조업황이 다섯 달 연속 위축 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8월 미국 제조업 PMI는 47.9를 기록했다. 전월치(49.6)보다 낮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47.5)에 못미쳤다. S&P글로벌 제조업 PMI도 두 달 연속 위축세를 보였다.

 

이에 더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이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2.0%로 제시하며 지난 7월 26일 개시(2.8%)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뉴욕증시는 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다우지수가 역대 최고기록을 새로 쓰고 S&P500지수는 월간 기준 4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변동성 컸던 8월을 강력하게 끝맺음했으나 노동절 연휴 사흘 사이 시장 기온이 급강하했다.

 

9월은 미국 증시가 연중 최악의 실적을 보여온 달이다. 팩트셋 리서치가 최근 10년간 S&P500의 월별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9월은 평균 2.3% 손실을 기록하며 연중 실적이 가장 저조한 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9월 첫 거래일부터 폭락장이 연출될 거란 예측은 하지 못했다.

 

상반기 증시 랠리를 주도한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 대비 9.53% 곤두박질친 108.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는 이날 하루 시가총액 2천789억 달러가 증발하며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하루 시총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엔비디아 시총은 2조6490억 달러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 반도체 관련 업종 대부분이 급락세를 겪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7.96%, KLA 9.52%, AMD 7.82%, 퀄컴 6.88%, 브로드컴 6.16%, 인텔이 8.80% 떨어졌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에 속한 일곱 종목도 모두가 하락했다. 미국의 대표적 철강기업 US스틸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까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한 후 주가가 5.99% 뒷걸음질쳤다.

 

세계 최대 항공우주기업 보잉은 웰스파고가 투자등급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한 여파로 주가가 7.36% 밀렸다. 신약 개발사 백스사이트는 24가 폐렴구균 백신의 임상 3상 초기 단계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은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36.39%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필수소비재(0.76%)와 부동산(0.27%) 2개 업종만 상승하고 나머지 9개 업종은 하락했다. 특히 테크놀로지 부문 하락률은 4.43%에 달했고 에너지·산업재·소재·통신 서비스 부문도 2%대 하락률을 보였다.

 

픽테트 자산관리사 수석 전략가 아룬 사이는 "오늘 시장은 우리가 경제 침체 공포를 너무 금새 잊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고 평했다. 블루칩 트렌드 리포트의 수석 기술 전략가 래리 텐타렐리는 "지금 시장은 들어오는 모든 데이터에 매우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데이터 의존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 돼 있다"고 말했다.

 

오는 4일에는 미국 노동부가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를 내놓는다. 이어 5일에는 8월 민간 고용 보고서와 서비스업 PMI, 오는 6일에는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지표와 실업률 등 고용지표를 줄줄이 발표할 예정이어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은 61.0%, 50bp 인하 확률은 39.0%로 반영됐다.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50bp 인하 가능성이 전장 대비 9%포인트 커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5.17포인트(33.25%) 오른 20.72까지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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