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애플 등 다국적 기업-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 폭락세 두드러져
상호관세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애플 등 다국적 기업 추풍낙엽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 이상 인하할 확률은 84.4%로 높아져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4-04 06:26:54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동반 급락 내지는 폭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연출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어렵게 쌓아올린 공든탑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순간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 무차별 상호관세 쇼크가 위험자산에 대한 패닉 셀을 불러오면서 공포의 폭락장세가 나타난 것이다. 특히 이날 폭락은 그동안 고점이라고 인식되었던 기술주와 반도체주들의 하락세가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679.39포인트(3.98%) 급락한 40,545.93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4.45포인트(4.84%) 떨어진 5,396.5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50.44포인트(5.97%) 폭락한 16,550.61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427.07포인트(9.88%) 폭락한 3,893.69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애플이 9.2% 급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2.3%, 엔비디아 7.8%, 아마존닷컴 8.9%, 메타 8.9%, 구글의 알파벳 4.0%, 테슬라 5.4%, 브로드컴 10.5%, 넷플릭스 1.9%, 팔란티어 4.4%, AMD 8.9%, ARM이 9.6% 급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144%포인트(14.4bp) 급락한 4.051%를 가리키고 2년물이 전날보다 0.202%포인트(20.2bp) 급락한 3.702%를 가리키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509.53포인트(3.57%) 급락한 40,715.79를 기록하고 있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18.71포인트(3.86%) 떨어진 5,452.2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840.78포인트(4.78%) 미끄러진 16,790.26을 나타내고 있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는 상호관세 후폭풍에 대한 공포가 무차별 투매를 촉발해 폭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고 무역전쟁을 촉발시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시장을 붕괴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날 S&P500지수와 다우지수 낙폭은 2020년 6월 이후 최대, 나스닥지수 낙폭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장세가 연출됐다. 나스닥지수에 더해 S&P500지수와 다우지수까지 다시 조정 국면(최고점 대비 10% 이상↓)으로 빠져들었다.
나스닥지수는 역대 최고 기록(작년 12월16일·20,204.58) 대비 18.08%, S&P500지수는 최고점(2월19일·6,144.43) 대비 12.22%, 다우지수는 최고점(12월4일 45,073.63) 대비 10.05% 낮은 수준이다.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400개 종목이 하락하며 미국 500대 기업의 시가총액 규모가 하루 새 2조5천억 달러가량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상호관세 발표가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시장에 명확성과 안도감을 줄 것이라는 기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위험 회피 심리가 극에 달했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의 주가 낙폭이 두드러졌다. 상호관세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애플 낙폭은 9.25%에 달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7종목들 대부분이 놀라운 낙폭으로 하강했다. 엔비디아는 7.81%, 아마존 8.98%, 메타(페이스북 모기업)가 8.96% 각각 급락했다. 반도체 부문에는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9.88% 추락했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한 동남아 지역에서 주요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 나이키, 의류 전문업체 갭, 가구·가정용품 전자상거래업체 웨이페어 등의 주가도 폭탄을 맞은 분위기다. 나이키 14.4%, 갭 20.32%, 웨이페어 25.59% 각각 굴러떨어졌다. 중국산 저가 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대형 유통업체 파이브빌로는 27.81%, 달러트리는 13.34% 미끄러졌다.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칠 여파 우려에 대형 은행주 주가도 일제히 미끄럼을 탔다. JP모건 6.97%, 씨티그룹 12.14%, 골드만삭스 9.25%, 모건스탠리 9.52%,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1.06% 각각 떨어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 포드는 소비자들의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모든 구매 고객에게 직원 할인가를 적용하는 '프롬 아메리카 포 아메리카'(From America for America)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6.01% 밀렸다. 고급 가구업체 RH는 4분기 실적과 향후 실적 전망이 시장 예상에 못 미쳐 주가가 40.09% 수직 낙하했다.
이런 폭락장 속에서 대형 식음료 기업 코카콜라는 주가가 2.59%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코카콜라는 미국 증시에서 필수 소비재로 분류되며 강력한 고객 충성도를 갖고 있어 가격 인상에도 견고한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됐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필수소비재(0.69%) 단 1개 종목만 오르고 10개 종목이 하락했다. 낙폭은 임의소비재 6.45%, 에너지 7.51%, 금융 5.01%, 헬스케어 0.79%, 산업재 5.41%, 소재 4.19%, 부동산 2.98%, 테크놀로지 6.86%, 통신서비스 4.77%, 유틸리티가 0.61%에 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여파로 시장이 흔들렸으나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곧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투자정보사 펀드스트랫 공동 설립자 겸 분석가 톰 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핵심 의제인 관세 발표를 일단락한 이후 증시 부양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 힘들게 출발한 증시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블루 칩 트렌드 리포트 수석 기술전략가 래리 텐타렐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 10% 수준의 상호관세를 발표했다면 지금쯤 시장은 꽤 높이 상승했을 것"이라면서 "관세율이 예상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지금 같은 하락 변동성이 촉발됐다"고 평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1만9천 명으로, 직전주 대비 6천 명 감소했다. 시장예상치(22만5천 명)도 하회하며 고용 개선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사상 3번째 규모로 급증하며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공포가 다시 일었다.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직전월 대비 60%, 전년 동월 대비 205% 급증한 27만5240명을 기록했다. 트럼프 2기 신설 조직 정부효율부(DOGE)가 대대적인 공무원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여파로 풀이됐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공개한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업황 확장세(50 이상)는 이어갔으나 확장 속도가 직전월(53.5) 대비 둔화됐고 시장 예상치(53)에도 못 미쳤다.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연준이 이중 책무 양쪽에 직면한 위험과 불확실성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정책금리를 서둘러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5.2%로 전일 대비 14.2%포인트 낮아졌다.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84.4%로 전일 대비 17.1%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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