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품·브랜드' 방점 찍은 마켓컬리...내주 상장 예비심사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2-08-18 05:33:56

/사진=컬리 제공.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이외 가전 등 비식품군 상품까지 중개 판매 서비스 등으로 넓히며 상품 경쟁력 강화에 한창이다.

이는 계속 새로운 것을 내놔야 살아남는 치열한 경쟁의 이커머스업계 생존 움직임으로 읽히는 동시에 당장 상장 예비심사가 내주로 예정된 만큼 몸값 올리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앞서 컬리는 지난 3월 28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예심을 통과하면 컬리는 6개월 이내 상장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심사는 한 달 반, 길어야 두달이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남짓 시점에 결과가 나오리란 시각마저 있다. 다만 증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상장을 추진 중이던 이커머스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유통기업들이 잠정 중단에 나선 만큼 컬리 중단 여부도 관심이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온라인 장보기 앱(신선식품 새벽배송 이커머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내주 중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 상장 예비심사를 받는다. 예심 신청 후 컬리는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의무 보유 확약서, 상반기 실적 등 거래소에 자료 제출을 완료했다.

한국거래소가 FI의 최소 18개월 이상 지분 보유 등 약정을 컬리에 요구하면서다. 창업자 김슬아 대표 지분율이 5.75%로 낮다는 점을 감안, 상장 직후 경영권 안정을 위한 조치다.

작년에 컬리는 영업손실 2177억원으로 적자를 키웠지만 사실 예심에서 적자보다 중요한 것은 재무요건이다. 이를 갖추면 예심은 무난히 통과하리란 전망이다. 특히 유니콘 특례 상장은 적자 기업이더라도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등 성장성이 있다면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다.

지난해 마켓컬리 총거래액은 전년 대비 65% 확대된 2조원이다. 지난해 가입 고객수도 전년 대비 43% 늘어 1000만명을 넘는다.

작년엔 1조5614억원으로 매출 1조 클럽에 들었다. 2017년(매출 466억원·영업손실 124억원)부터 재작년(매출 9530억원·영업손실 1163억원)까지 매출은 60~230%대 성장세를 잇고 있다. 성장만큼 영업손실도 확대돼왔다. 작년엔 2177억원까지 영업손실이 커졌다. 다만 이는 컬리만의 상황이 아니다. 이커머스업계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마켓컬리는 소비자와 이커머스 생태계 전반에 초점을 두고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수익성을 높일 만한 방안들을 최근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줄곧 '좋은 상품'을 강조해온 컬리가 상품 다양성을 위해 선택한 길은 내달 5일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중개 판매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다.

중개 판매는 직매입해 보관하지 않고도 여러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특히 극신선식품을 위해 디자인한 컬리의 물류센터에 이들 비식품군 상품을 적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무엇보다 컬리의 마켓플레이스는 일반 오픈마켓과는 달리 큐레이팅을 가미한다. 컬리가 판매자를 선별, 플랫폼 중개 수수료만 받는 형식이다. 컬리가 선택한 '좋은 상품'은 이제 극신선식품만 아니라 대형 가전 등 전자 제품, 호텔·리조트 숙박권, 아동복 등까지 본격적으로 아우르게 됐다. 그동안 신선식품 빠른 배송을 위한 새벽배송 선두로 달려온 컬리는 빠르게 배송할 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상품'을 강조해왔다. 직접 배송하지는 않지만 이제 컬리의 '좋은 상품' 개념을 비식품군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고객 경험을 최우선하면서 관리를 위해 취급 상품수조차 조절해온 만큼 중개업 역시 방점은 상품 다양화에 있을 뿐 덩치에 있지 않다. 중개 판매 서비스는 컬리 소비자와 생태계에 모두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 컬리는 "상품 선택폭이 확대되는 소비자뿐 아니라 입점 협력사도 컬리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라며 "특히 신선식품 이외 품목 판매자도 컬리에서 팔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오프라인을 통한 컬리 브랜드 체험도 강화한다. 내달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오프컬리'를 통해서다. 컬리다움을 체험하는 이벤트로는 여러 가능성이 열어놓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마켓컬리가 국내 유명 식당, 셰프 등 협력사와 개발한 전주 베테랑 칼국수, 광화문 미진 메밀국수 등 44개 냉동 간편식을 싱가포르 라자다 레드마트에서 판매한다. 레드마트는 현지 온라인 식품 1위 플랫폼으로서 향후 수출 물량, 상품 수 등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런 경쟁력 강화 움직임과는 별개로 마켓컬리가 상장을 잠정 중단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어보인다. 바로 기업 가치 평가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컬리 재무적 투자자들이 비상장 상태에서 투자금 회수보다는 상장 후 자금 조달 등으로 기업 가치가 더 올라갈 여지를 보고 상장에 동의해왔다면 적절한 기업 가치를 평가 받는 게 중요해보이면서다.

지난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원 규모 상장 전 지분 투자 유치 당시 평가 받은 기업 가치는 4조원대이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반토막 수준마저 언급된다. 마켓컬리는 최적 상장 시점을 찾겠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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