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관세 여파 인플레 본격 반영? 다우 급락하고 나스닥-S&P도 상승세 꺾여

가정용품과 생활필수품 등에서
관세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불안 요인
다우지수의 30개 종목 중 기술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7-16 06:13:23

▲미국 뉴욕증시는 15일(현지시간) 관세 여파로 인한 인플레 우려에 주요 지수가 장 후반 상승세가 급속하게 꺾인 채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엔비디아와 AMD의 대중국 AI칩 판매 승인 소식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나스닥지수가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장중은 물론 마감가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반도체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5,854)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빛 바랜 개살구'였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인플레 우려가 제기되자,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여 장 후반 3대 지수는 급속하게 하방으로 꺾인 채 장을 마친 때문이다.

 

이날 반도체지수는 미국 정부가 대중국 수출을 규제해온 엔비디아의 AI칩 H20에 대한 판매를 승인한 데 이어, AMD도 중국에 AI칩(MI308) 수출을 재개할 수 있을 전망에 비교적 큰 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15일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6.36포인트(0.98%) 하락한 44,023.29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24.80포인트(0.40%) 내린 6,243.76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7.47포인트(0.18%) 상승한 20,677.80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71.89포인트(1.27%) 상승한 5,718.61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엔비디아가 4.0% 급등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0.5%, 애플 0.2%, 아마존닷컴 0.2%, 브로드컴 1.9%, 구글의 알파벳 0.2%, AMD 6.4%, ARM이 1.7% 상승하며 마감했다. 반면 메타는 1.4%, 테슬라 1.9%, 넷플릭스 0.1%, 팔란티어가 0.3%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56%포인트(5.6bp) 상승한 4.483%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54%포인트(5.4bp) 오른 3.952%를 가리키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후 1시 57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6포인트(0.76%) 하락한 44,123을 기록하고 있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4포인트(0.06%) 내린 6,264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9포인트(0.68%) 상승한 20,780을 나타내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98포인트(1.74%) 급등한 5,744를 나타내고 있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CPI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지는 않았으나 관세 여파가 곳곳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시장은 경계감을 키웠다. 미국 노동부는 6월 전품목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5월의 0.1% 상승보다 0.2%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올라 마찬가지로 5월의 2.4%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시장 예상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로는 2.7% 상승이었다. 두 수치 모두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예상치 자체가 전월 대비 올랐다는 점이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예상치는 밑돌았으나 마찬가지로 전월과 비교해 상승폭은 커졌다. 특히 가정용품과 생활필수품 등에서 관세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불안 요인으로 지목됐다.

 

가정용 가구 및 용품의 가격은 5월 대비 1.0% 상승했다. 지난 2022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가전제품은 1.9%나 뛰었고 비디오 및 오디오 제품의 가격도 1.1% 올랐다. 장난감 가격은 1.8%, 의류 가격은 0.4% 각각 상승했다.

 

이 같은 결과에 우량주 위주로 구성된 다우지수의 30개 종목 중 기술주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관세 여파가 가시화하자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해진 것이다.

 

이바이의 매슈 라이언 시장 전략 총괄은 "6월 CPI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사실상 확인시켜줬다"며 "근원 수치는 다소 빗나갔으나 주요 물가 지표와 전품목과 근원 수치 모두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8월 1일에 추가 관세가 발효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가중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리건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인앤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월 CPI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나와 안도감을 느꼈으나 관세로 인플레이션 심판이 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계했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4% 뛰었다. 이에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4조165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엔비디아 호재에 인공지능(AI) 업계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27% 뛰었다.

 

비기술주들은 재미를 보지 못한 하루였다. 미국 최대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3.45% 떨어졌고 가정용품 전문 매장 홈디포도 3.10% 밀렸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 체인도 약세였다.

 

금융주도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3% 이상 오른 씨티그룹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투심이 악화했다. 웰스파고는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순이자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5% 이상 떨어졌다. JP모건체이스도 양호한 실적에도 약세를 보였다. 블랙록은 분기 매출이 예상치에 미달하면서 주가가 5% 넘게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 확률을 54.4%로 낮췄다. 반면 동결 확률은 37.4%에서 44.1%까지 높여 반영했다. CPI 여파가 9월 금리동결 베팅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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