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리온 허인철 부회장, 압도적 재무성과 발판으로 한국 식품업계 '잭 웰치' 되나
10년차 CEO로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
식품업계에서 독보적인 영업이익률로 15% 넘어
올해 4번째 CEO 연임 10년 내다본 레이스 시작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6-18 06:38:50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오리온은 식품 업계에서 미라클 기업으로 인식된다. 5% 영업이익률 달성도 어려운 업계 현실에서 최근 3년간 꾸준하게 15%가 넘는 영업 이익률을 달성했다. 실적 향상과 함께 직원 평균 연봉도 7000만원을 넘어 식품업계 종사자라면 한번쯤 몸담아 보고 싶은 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됐다.
국내 대부분의 식품 기업들이 지난 3년간 코로나로 고전을 하는 면치 못하는 가운데서도 오리온은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지난 3년간 재무제표를 보면 2020년 매출액이 2조2298억원, 2021년 2조3555억원, 2022년 2조8732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은 2020년 3761억원, 2021년 3729억원, 2022년 4,667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3조549억원의 매출에 4,96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 보고 있다.
이에 비해 동종 업계 비교 대상인 롯데웰푸드는 2020년 2조760억원, 2021년 2조1454억원, 2022년 3조2033억원의 매출액에 영업이익은 2020년 1126억원, 2021년 1085억원, 2022년 1124억원이었다. 올해는 4조2662억원의 매출에 18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다보고 있다.
두 회사의 차이는 영업이익률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오리온은 영업이익률이 15%를 넘어서는 반면 롯데웰푸드는 5%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의 CEO를 맡고 있는 허인철 부회장(63)은 2014년 7월 오리온에 합류했다. 이후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경영 전권을 허 부회장에게 위임한 후 CEO 10년차를 맡고 있다. 올해 주총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CEO 4연임에 성공해 장수 경영인의 반열에 올랐다.
허인철 부회장은 조직 운영에 달인으로 손꼽힌다. 이미 신세계에서 그의 역량은 정평이 나 있던 터라 과감하게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오리온에 영입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오리온에서도 그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돼 만년 2위 제과그룹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위 제과그룹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노력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베트남에서 한국 못지않은 실적을 거두며 다른 식품기업들이 이루지 못한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오리온의 해외 진출은 담철곤 회장이 일찌기 혜안을 통해 시장을 개척했고 여기서 본격적인 결실을 거둔 게 허 부회장이라고 할 수 있다.
허인철 부회장은 방만했던 스태프 조직을 간결화하면서 이를 일선 라인으로 배치해 효율화하는가 하면, 핵심 부서라 할 수 있는 영업과 연구개발 인력은 확대해 성장 잠재력에 도움이 되는 곳에 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원가 관리에 성공하면서도 성장동력은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했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전략구매팀을 신설해 각 해외법인의 원재료 구매를 일원화 내지는 통합 관리함으로써 원가관리에 성공한 것도 그 하나의 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원가관리가 잘 안 되는 상황에서도 오리온은 효율적인 원가구조로 대응해 한국, 중국, 러시아, 베트남의 4마리 용이 동시에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제 업계의 눈길은 그가 과연 식품업계 장수 CEO로 '한국의 잭 웰치'가 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는 듯하다. 업종은 다르지만 과거 GE(제너럴일렉트릭)의 CEO였던 잭 웰치는 자신만의 독보적이며 독창적인 스타일의 경영을 선보이며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서 기업을 꾸준하게 성장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 역시 조직경영의 달인으로 통했다. 우선 조직을 슬림화하고 안정적으로 기반을 마련한 연후에는 '돈이 되는 곳'에 핵심 자원을 집중 배치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M&A와 매각을 단행해 회사가 매너리즘에 젖지 않고 마치 벤처기업처럼 운영되도록 하는 마인드를 심어줬다. 그는 결국 1980년에 CEO를 시작해 2000년에 후임에게 자리를 넘겨준 후 홀연히 업계를 떠났다.
잭 웰치는 글로벌 톱 기업에서 20년 장수 CEO라는 드문 성공사례를 남긴 것 외에도, 공과는 있지만 상당히 많은 교훈을 남겨 지금도 경영인이라면 한번쯤 따라하고 싶어하는 리더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제 허인철 부회장의 발길도 식품 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끌어 가면서도 자신이 CEO가 된 후 새롭게 추진하는 신성장동력에도 박차를 가하는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즉 간편대용식과 음료수, 바이오를 3대 신사업으로 설정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여기서 확실한 성과를 거두기 위한 작업을 착실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엔 간편대용식 브랜드를 선보인 데 이어 2019년엔 닥터유 제주용암수, 2022년엔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향후 10년을 내다본 경영을 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허 부회장에 대해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함께 식품사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꾸준하게 진행해 기업가치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안팎으로 허인철 부회장이 기억에 남는 전문경영인으로서 향후에도 지치지 않고 달려가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가 한국 식품업계 잭 웰치로서 K-식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성장하고 뿌리를 내리는 바탕을 이뤄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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