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 뉴욕증시, 반도체주 팔고 중소형-제조업 우량주 매입 다우 오르고 나스닥 급락

바이든-트럼프 악재 겹치며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6.81% 급락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은 우량주로 유입되는 모양새
트럼프 집권시 중소형주-제조업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07-18 06:37:21

▲미국 뉴욕증시는 17일(현지시간) 반도체주가 급락하는 대신 제조업주가 상승하는 순환매 장세가 펼쳐졌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1,000선을 돌파해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며 마감했다. 하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반도체 지수는 투매현상이 벌어지며 폭락에 가까운 모습으로 장을 마쳤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규제 수위를 강화할 수 있다는 보도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들의 폭락을 부추겼다. 하지만 다우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이날 개장과 동시에 41,000선을 처음 넘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243.60포인트(0.59%) 상승한 41,198.08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그러나 스탠더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93포인트(1.39%) 하락한 5,588.27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512.42포인트(2.77%) 급락한 17,996.93을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395.32포인트(6.81%) 급락한 5,408.71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주요 종목으로는 엔비디아가 6.6% 급락한 것을 비롯해 테슬라 3.1%, 애플 2.5%, AMD 10.2%, 메타 5.6%, 아마존닷컴 2.6%, 마이크로소프트 1.3%, 구글의 알파벳 1.5%, ARM이 9.5%, 넷플릭스가 1.3%, 코인베이스가 0.9% 하락하며 마감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오후에는 소폭의 하락세로 전환했다. 현지시간 오후 4시 27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10%포인트(1.0bp) 하락한 4.157%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05%포인트(0.5bp) 하락한 4.440%를 기록하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41,221.98까지 상승폭을 늘리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처음으로 41,000선도 상향 돌파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장 중 2.90%까지 낙폭을 벌이다 2.77%의 하락률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22년 12월 15일 3.23% 급락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도체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이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해 중국의 접근을 계속 허용하면 무역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자체적으로 대중 제재를 강화하지 않으면 직접 나설 수 있으며 가장 강도 높은 제재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에 대해 내놓은 발언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트럼프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는 트럼프 집권 시 반도체 동맹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6.81% 급락했으며 반도체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반에크(VanEck) 반도체 ETF도 7% 넘게 떨어지며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반면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은 우량주로 유입되는 모양새다.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그의 재집권 시 중소형주와 제조업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4.45% 뛰었고 존슨앤존슨이 3.69%, 셰브론이 2.19% 상승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의 마이크 딕슨 퀀트 전략 총괄은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메가캡 주식을 일부 팔고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다른 경기순환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며 "실적발표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 같은 순환매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은 머지않은 시점에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잇달아 발언하고 나섰다. 최근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고 시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터뷰에서 "미국 고용시장이 점점 냉각되고 있고 지난 3개월간의 물가상승률 지표는 우리가 찾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치인 2%까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지표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현재 미국 경기가 연착륙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금리 인하가 타당해지는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우리가 아직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잠재적인 시나리오들을 검토해보면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선 지난 5월 말 이후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한 속도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준은 "미국 경제 활동은 대부분의 지역(district)에서 '살짝 혹은 완만한 속도로(slight to modest)'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에 따르면 평가 대상 지역 12곳 가운데 7곳은 경제 활동이 어느 정도 증가한 반면 5곳은 경제 활동이 기존과 같거나 감소했다.

 

미국의 6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계절 조정 연율 기준 전월 대비 3.0% 증가한 135만3천채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는 130만채였다. 미국의 6월 산업생산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0.3% 증가를 웃도는 수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98.1%로 반영했다.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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