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민주주의 벼랑을 마주한 바이든-윤석열-이재명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리더십
21세기 중반을 향해 가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약점은
민주주의가 언제든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
그 구성원들은 항상 경각심을 갖고 잘 성장해 가도록 지켜봐야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06-30 06:48:06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21세기 중반을 향해 가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약점은 민주주의가 언제든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렵사리 민주적인 절차가 마련되고 양당을 토대로 한 대통령제가 출범을 했지만, 그 역사는 정치적 굴곡으로 점철이 됐다고 할 수 있다. 리더십에 따라서는 민주적인 절차가 무시되고 1인 독재가 발현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용케도 양국은 정치적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가장 모범적인 민주국가의 모습으로 21세기 들어서도 세계에서 존경을 받는 정치적 토대를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 민주주의는 언제든 깨질 수 있다는 유리구슬과 같다는 점에서 그 구성원들은 항상 경각심을 갖고 잘 성장해 가도록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에 맞서는 바이든이 너무 고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로선 바이든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후보를 사퇴하는 일이라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필자도 바이든의 최대 약점은 1942년생으로 82세라는 고령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번 대선에서 당선이 되면 만으로 83세에서 시작해 87세에서 임기를 마치게 된다. 누가 봐도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는 힘든 고령의 나이로 판단된다.
그 정점은 최근 양자가 맞대결을 펼친 TV토론에서 거의 환자 수준의 이미지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했는데, 그 TV 토론을 보고 미국 유권자의 60%가 민주당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데 동의를 했고 유럽의 우방국에서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바이든이 사심을 버리고 사퇴해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지도자의 병약한 모습은 국가를 비롯한 어느 정당이나 단체에서도 가장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건강한 모습으로 혈기 왕성하게 앞에서 이끌어야 할 지도자가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는 인상을 주고 판단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면 구성원들에게 어떤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미국의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독재적 카리스마를 지닌 러시아의 푸틴, 중국의 시진핑에 맞서 자유 민주진영을 이끌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거기에는 바이든과 같은 민주적인 지도자의 모습과 함께 트럼프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의 이미지도 함께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고령인 바이든은 민주 진영의 '망나니'로 여겨지는 트럼프에게 대선 토론에서 참패를 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트럼프에게 맞설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고 당선이 된다고 하더라도 향후 4년간 독재 진영에 맞설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현재로서는 바이든이 깨끗이 물러나고 차선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강력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미국 대선까지는 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위한다면 사퇴를 하고 이른 시일 안에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를 한다. 그 안에 어쩌면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나올 수 있고 최악의 결과로 올해 대선에서 패한다 해도 차기 대선을 위한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오는 2028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이길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눈을 안으로 돌려 우리나라에서도 정치적 리더십으로 인한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자리한 정치인들의 바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여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총선에서 대참패를 한 데 이어 계속해서 야당의 청문회 공세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공세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계속 꼬여만 가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국민에게 지지를 잃고 여당에서마저 따돌림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예상과 기대와는 달리 참패에 이르게 된 배경을 살펴보고 좀 더 비판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청문회에 올라온 2개의 사안은 곧 이번 총선에서 패하게 된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원인이 된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결자해지의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는 것을 감안해도 긴 호흡으로 바라본다면 정치인 윤석열 대통령이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3년여 남은 임기를 존경받는 리더로서 정치적 힘의 기반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마도 당대표를 뽑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의견이 수렴된다고 볼 때 선거에 일체 개입하지 않고 국민과 당의 여론이 잘 수렴되는 걸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 될 듯하다.
아울러 야당은 요즘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풍자가 시사하듯, 민주당 정체성에 관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위기가 별것 아니라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당 중진들이 소홀하게 넘길 수 있지만, 민주당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당의 위기이자 한국 민주주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를 이끄는 이념적, 실질적 토대가 되었던 민주당이 그 이름을 버려야 할 지경에 와 있다는 푸념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에 안주를 해서 민주적인 절차를 버려서는 안 된다. 지지율에 관계없이 당 운영에서 민주적 절차는 지켜져야 하는 덕목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리더의 자리에 연연할 때 민주당과 우리 민주주의는 위협을 받게 된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해방 후 민주당의 선각들이 얼마나 많은 피와 눈물과 땀을 흘려왔나. 그것이 한 지도자와 열혈 당원들이 중심이 되어 한순간이라도 위험에 빠진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잃는 게 너무 클 수 있다.
특히 사법부에 맞설 방패막이가 되기 위해 대표에 연연을 한다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우리 사법부를 믿지 못한다는 소리인데, 그래도 아무 죄 없는 야당 지도자를 감옥에 넣을 정도로 타락한 수준의 우리 사법부는 아니라고 믿는다.
오히려 사법부의 판단마저 탄압이라고 맞서는 정치적 태도에 우리 민주주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본다. 검찰에 맞서 떳떳하게 무죄를 입증해 보이는 사법적 자세를 보이는 정치인 이재명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 행여 잘못된 사법부의 판단이 있다면 국민이 반드시 지켜내줄 것이다. 이런 믿음과 신념이 여태껏 민주당을 지켜온 생명력이었고 우리 민주주의를 지탱해온 힘이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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