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CPI 둔화에 기술주 중심 나스닥-반도체 반등했지만 다우는 주춤

2월 CPI 결과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는 여전히 강공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무역 갈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여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3-13 05:57:45

▲미국 뉴욕증시는 12일(현지시간) 관세 전쟁의 와중에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기술주들이 상승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시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물가지수가 다소 둔화했다는 소식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기술주들이 오랜만에 상승으로 마감했다. 그동안 증시를 짓눌러 왔던 스태그플레이션 망령에서 헤어 나온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관세 조치를 본격 발효하고 유럽연합(EU)이 '보복관세'로 맞불을 놨으나 시장은 인플레 둔화 지표를 발판 삼아 3주간의 하락세에서 빠져나오려는 시도를 했다. 특히 조정 폭이 깊었던 기술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반전에 성공했지만 다우지수는 장 막판 매물 공세에 하락세로 마감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2.55포인트(0.20%) 하락한 41,350.93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23포인트(0.49%) 오른 5,599.3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12.36포인트(1.22%) 상승한 17,648.45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06.95포인트(2.45%) 급등한 4,481.02를 마크하며 장을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0.7% 상승한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 6.4%, 아마존닷컴 1.1%, 메타 2.2%, 구글의 알파벳 1.8%, 브로드컴 2.1%, 테슬라 7.5%, 넷플릭스 2.7%, AMD 4.1%, ARM이 1.0% 상승하며 마감했다. 다만 애플은 1.7%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28%포인트(2.8bp) 오른 4.316%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52%포인트(5.2bp) 상승한 3.993%를 가리키고 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2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는 소식에 기술주들이 반색했다.

 

미국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8% 상승하며 1월의 3.0% 상승보다 상승률이 완만해졌다. 2월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1월의 0.4% 상승보다 둔화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1% 상승해 1월의 3.3% 대비 소폭 내렸다.

 

2월 수치는 모두 시장 예상치도 전반적으로 0.1%포인트 밑돌았다. 특히 월간 상승률이 0.5%까지 뛰며 시장에 충격을 줬던 1월 CPI와 비교해 완만해진 흐름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덜었다.

 

이날 CPI 결과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주가를 무너뜨렸던 경기침체 우려가 끈적한 인플레이션과 결합한다면 증시는 추가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었다.

 

아스피리언트자산관리의 데이브 그렉섹 투자전략 및 연구부문 매니징 디렉터는 "2월 CPI 결과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약간 희석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유연성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월 CPI가 더 높았다면 시장의 우려는 훨씬 더 무거웠을 것"이라며 "그것은 경제가 계속 약해지는데도 연준은 대응할 수 없는 포지션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관세 정책은 시장에 여전히 부담을 줬다. 이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의 관세가 발효됐다. 이에 대해 캐나다는 200억달러 이상의 미국 상품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대응했고 유럽연합(EU)도 4월부터 283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선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강공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무역 갈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는 EU의 보복 관세 방침에 대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돈의 전투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도 "우리가 크고 강력한 철강 및 알루미늄 생산 능력을 갖출 때까지 그 무엇도 관세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CPI 호재와 관세 강행이라는 악재가 뒤엉키면서 이날 증시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다만 그간 낙폭이 더 컸던 기술주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나스닥의 상승폭은 특히 컸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중 애플(-1.75%)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이 밖에 브로드컴과 TSMC, ASML이 2~3% 상승률을 기록했고 AMD는 4.16% 올랐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는 7.40% 상승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항공사들의 주가는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4.73%, 델타항공은 2.96% 이날 하락했다. 두 회사 모두 주간 기준 10% 이상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 S&P500 지수의 목표치를 기존 6,500에서 6,200으로 하향 조정했다. UBS는 연말 목표치를 6,600으로 유지하며 현재보다 주가가 약 18%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이날 기준금리를 2.75%로 25bp 인하했다. 작년 6월부터 7회 연속 금리인하 흐름이다. BOC는 작년 6월부터 7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됐다. 이 기간 기준금리는 5.00%에서 2.75%로 225bp 내려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20%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의 28.1%에서 추가로 하락했다. 반면 동결 확률은 15.8%에서 20.6%까지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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