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미국증시, 인플레에 9월 금리인하 멈칫 나스닥-다우-S&P-반도체 하락으로 기우나

미국 가계 소비 6월 들어 반등한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도 강해져
마이크로소프트-메타-애플-아마존 잇단 호실적에도 증시 못 웃어
트럼프, 일라이릴리 등 제약사 17곳에 의약품 가격 인하하라 서한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8-01 06:09:04

▲미국 뉴욕증시는 31일(현지시간) 거대 테크기업들의 호실적에도 웃지를 못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최근 연일 계속된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한 채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반도체지수가 3% 이상 하락하며 주요 지수들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장 초반만 해도 주요 지수는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급등하는 데 힘입어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하향곡선을 그리며 상승분을 반납했고 이후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3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0.30포인트(0.74%) 하락한 44,130.98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23.51포인트(0.37%) 떨어진 6,339.39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7.23포인트(0.03%) 하락한 21,122.45를 가리키며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79.40포인트(3.10%) 급락한 5,607.92를 나타내며 마감했다. 

 

주요 종목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3.9% 상승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닷컴 1.7%, 메타가 11.2%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에 비해 엔비디아는 0.7%, 애플 0.7%, 브로드컴 2.9%, 구글의 알파벳 2.3%, 테슬라 3.3%, 넷플릭스 2.0%, 팔란티어 0.1%, AMD 1.7%, ARM이 13.4%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 59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18%포인트(1.8bp) 하락한 4.360%를 가리키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06%포인트(0.6bp) 상승한 3.943%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서 현지시간 오후 3시 15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2포인트(0.34%) 하락한 44,308에 거래되고 있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5포인트(0.09%) 떨어진 6,357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0포인트(0.15%) 상승한 21,160을 가리키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79포인트(3.10%) 급락한 5,608을 나타내고 있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의 호실적에 강세로 출발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MS의 시가총액이 장중 4조달러를 넘어서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분을 대거 토해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제약사에 의약품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위험 회피 심리는 더 강해져 주가지수는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MS와 메타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되려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MS는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장중 시가총액이 4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달 초 엔비디아가 전 세계 기업 중 사상 최초로 4조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두 번째로 4조달러 클럽에 진입한 것이다. MS는 장중 오름폭을 8.22%까지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총 4조달러 선을 돌파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MS는 3.93%의 상승률로 마감했다.

 

메타는 11.25%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 점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AI 관련 설비 투자를 충분히 진행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예상치를 웃돈 점에 시장은 환호한 것이다.

 

하지만 MS와 메타의 강세에도 시장은 전반적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두 회사를 제외한 AI 및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보고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1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은 13.44% 급락하며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지 못한 데다 매출 전망치마저 시장 예상치와 거의 차이가 없어 실망감을 준 것이다. Arm의 급락세에 AMD와 ASML, 퀄컴 등 주요 AI 및 반도체 기업도 모두 하락했다.

 

칼라모스인베스트먼트의 조셉 쿠식 수석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견고한 실적, 설비투자, 자사주 매입 활동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들은 갈수록 정당화하기 어려워지는 흐름"이라며 "다만 하락세는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트럼프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 17곳에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투자심리는 더 위축됐다.

 

장 마감 후 빅테크 중 애플과 아마존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애플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940억4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2% 증가한 1.5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두 수치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1천677억달러, EPS는 1.68달러로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와 유틸리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으며 의료건강은 2.79% 급락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는 이날 상장 직후 주가가 불을 뿜었다. 공모가 33달러에 상장한 피그마는 115.50달러에 장을 마쳤다. 디자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 심리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는 멕시코에 대한 상호관세 25%를 90일 동안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8월 1일부터 멕시코에 부과하는 관세가 30%로 올라갈 예정이었으나 이를 90일간 유예하는 것이다.

 

미국 가계의 소비는 6월 들어 반등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도 강해졌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6월 기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지난 5월의 0.2% 상승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 품목 PCE 가격지수도 6월에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5월 상승률 0.2%를 웃돌았다.

 

벨웨더 웰스의 클라크 벨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적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가을 금리인하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39%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엔 46.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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