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사우디의 원유 덤핑 경쟁에 국제 유가 급락세

아람코, 유럽-아시아-지중해 지역에 판매하는 모든 유종에 대해 판매가격 인하
WTI 가격은 전장보다 6.68달러(6.1%) 하락한 배럴당 103.09달러로 거래 마쳐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5-10 05:13:10

▲ 러시아의 석유시추 장비./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국제 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쪽의 굿뉴스와 중국 코로나19 방역강화의 영향으로 오랜만에 급락세를 나타냈다.  

 

10일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가 아시아 및 유럽 인도분 원유 공식 판매가를 인하했다는 소식과 중국의 경제 지표 악화로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하며 급락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68달러(6.1%) 하락한 배럴당 103.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또한 10일 새벽 5시 현재 런던 ICE 거래소에서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배럴당 7.18달러(6.39%) 급락하며 105.2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WTI는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전장보다 배럴당 7.40달러(6.74%) 급락한 102.37달러에 거래돼 정규시간 거래보다 더 하락한 시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의 급락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에 대한 석유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과 중국의 수출 지표 악화에 국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람코는 전날 유럽, 아시아, 지중해 지역에 판매하는 모든 유종에 대한 6월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미국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은 아랍 라이트(Arab Light) 가격에 배럴당 4.40달러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한다며 이는 5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액인 9.35달러 프리미엄 대비 크게 하락한 것이다.

 

그는 사우디가 그런 높은 가격을 양보한 데는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라며 러시아산 우랄 원유가 브렌트유 대비 24.5달러 대폭 할인 판매되고 있어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들에 (러시아산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경제 지표가 둔화하면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지난 4월 수출은 2736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9%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전달의 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우한 사태의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4월 중국의 수입은 2225억 달러로 작년 동월과 같은 수준으로 상하이 봉쇄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봉쇄 구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당국은 신규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 동선을 파악해 고위험 지역을 20곳, 저위험 지역을 34곳으로 조정했다. 이는 전날보다 각각 2곳, 6곳이 늘어난 것이다. 

 

삭소 은행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대표는 마켓워치에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투기적 투자자들의 24개 주요 원자재 선물 계약에 강세 베팅이 4개월래 최저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봉쇄, 인플레이션 상승, 통화 긴축으로 원자재 전반에 모멘텀이 상실됐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봉쇄가 정점이 되기 직전이었던 2월 22일 주간 대비 에너지 부문의 순매수 포지션은 23%가량 줄었고, 금속 부문은 67%가량 감소했으며 다만 농업 부문은 2%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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