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두나무와 네이버의 결합 'K-혁신금융' 지키고 성장하는 지렛대 될 것
네이버와의 주식 교환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과 김형년 부회장에게 박수
'K가상자산-K핀테크'의 미래를 지켜가겠다는 의지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9-28 06:01:55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최근 세계 경제 흐름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와 같이 흩어져 각자의 경제를 꾸려가는 시대가 아니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결합돼 흘러가는 글로벌 경제가 되다 보니, 아무래도 큰 쪽이 작은 쪽보다는 효율성에서 뛰어난 성과를 만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며 그런 경향은 한층 강해지는 듯하다. 대표적 글로벌 빅파워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이 진영을 달리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이분법화된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즉 최소한 2등 안에는 들어야 도태되지 않고 뭔가 해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국의 제조업이 미국 편에 속해 2차전지, 선박, 원자력 발전, 방위산업,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자본과 기술을 결합해 추격자인 중국 제조업의 급부상을 견제하려는 것도 그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반도체는 중국이 아직 굴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라서 그런지 서방 진영 안에서 기술과 시장 과점을 향한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주도권을 향해 한 팀이 됐다면,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힘을 합쳐 대항하는 모양새다.
이번에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네이버와 손잡고 지분교환을 통해 손자회사로 탈바꿈하는 것도 이런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블 코인 및 가상자산 분야에서 거대기업들과 대항하기 위한 최소한의 '몸짓'으로 해석된다. 스테이블 코인 및 가상자산 분야가 차세대 혁신금융의 진원지로 인식되는 시점에 두나무와 네이버는 이 분야에서 더 이상 홀로 가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위기감은 컸으리라 본다. 바이낸스는 지난 2023년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인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를 인수하며 한국 진출을 준비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금융 당국이 아직 대주주 변경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진출이 늦어지고 있지만, 한국 진출은 시간의 문제일 뿐 마냥 늦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는 고팍스 인수를 통해 한국 가상자산 거래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한국 기업들과 협력해 스테이블 코인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여진다.
그 사이 두나무와 네이버가 손을 잡음으로써 한국 디지털금융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고 바이낸스가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추진되는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K가상자산-K핀테크' 진용을 갖춰 글로벌 혁신금융 인프라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주요 게임 플레이어로 성장해 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두나무는 네이버 비상장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해 완료가 된다면 두나무가 네이버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두나무와 국내 1위 핀테크 기업인 네이버파이낸셜이 결합하면 바이낸스라든지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나 페이팔, 스트라이프와 같은 핀테크 기업과 경쟁해볼 만한 체급을 갖추게 된다는 평가다.
또한 한국 금융당국이 도입을 망서리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서도 어느 정도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공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즉 2000년대 초 인터넷 혁명 시기 네이버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를 이겨내며 독자적인 온라인 네트워크를 지켜냈듯이 또 한번 혁신금융의 독립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면 두나무가 블록체인 기술 측면에서 돕고, 업비트가 이를 상장·유통하는 형태가 되면서 양사가 모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안착시키려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수 있다"며 "두나무와 네이버가 힘을 합하면 그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네이버와 두나무의 사업 연결은 단순 가상자산 거래대금에 대한 수익이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실물자산(RWA),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 사업의 확대로 활용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해 네이버와 미래에셋그룹이 3:1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래에셋그룹의 증권사가 기존 증권 거래와 RWA 토큰화에 참여하고 두나무가 이를 유통하는 형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플랫폼에 존재하는 디지털 자산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이번 두나무 편입으로 결제 영역 확장까지 가능하다고 봤다.
무엇보다 이번에 네이버와의 주식 교환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두나무의 공동 창업자인 송치형 회장(지분율 25.5%)과 김형년 부회장(13.1%)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하기보다는 'K가상자산-K핀테크'의 미래를 지켜내고 혁신금융을 한국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결합에 금융당국도 빠른 시일에 승인을 해줘서 디지털 자산과 디지털 금융을 통한 혁신금융에서도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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