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막 오른 미국 대선...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한반도 지정학적 변화 철저 대비해야
트럼프가 당선이 될 경우 북미관계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
윤석열 정부는 현상유지와 변화를 적절히 믹스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여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01-21 06:47:38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이 새해 들어서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지속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고 새해 벽두부터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오는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고, 미국을 비롯한 40여 개국에서는 올해 선거를 통한 리더십 교체나 유지가 예정돼 있다. 그만큼 혼란이 가중되고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미 발발 23개월을 맞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으로 세계 각국은 갈갈이 찢겨진 채 신냉전시대가 도래하면서, 3년간의 코로나19로 인한 암흑시대를 벗어난 안도감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채 긴장감으로 하루 하루를 맞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10월에 터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그 불확실성은 한층 더 확대 증폭되고 글로벌 정치 지형의 분열양상 역시 심화되고 있다.
와중에 대만 대선을 비롯해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선거들이 치러지며 올해 내내 우리 정치 및 경제는 몸살이 예상되고, 큰 영향력으로 인한 안개정국이 펼쳐지며 그 앞길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지난주 치러진 대만 대선에서는 친미 독립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이 당선되며 현상유지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 양안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돌팔매가 어디로 향할지 짐작이 안되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며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렸다.
올해 78세가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로 승리를 하면서 오는 23일 예정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압도적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결국 이변이나 다른 사고가 없는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후보로 나서며 82세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판승부가 예상된다.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이 된다면 현상유지가 가능하게 되겠지만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세계의 정치-경제 지형은 또 한번 메가톤급의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 정계는 물론 경제계는 이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완성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그려질 세계 지도에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당선이 될 경우 우선 북미관계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벌써부터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이 예상되고 이 자리에서는 미국이 북핵을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 북미 교류를 시작하는 단초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럴 경우 그동안 북핵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한반도 비핵화의 현상유지 정책이 무너지고 핵용인을 통한 경제교류 확대 등 미국의 현실외교 정책이 한반도에서도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핵용인을 넘어 한반도 평화협상, 주한 미군의 철수 등 또 다른 요구를 할 수 있어 한미일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는 경우의 수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현상유지를 전제로 종전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우크라이나를 나토나 러시아 개입 없는 영구 중립국가로 만들고 러시아가 철군을 한다면 서방이나 우크라이나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만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영토로 확정해주는 정도로 푸틴에게 선물을 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 상황이 도래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러시아에 대한 무기판매가 불가능해져 경제난에 다시 봉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북미대화의 필요성은 한층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내년쯤에는 종식이 돼서 새로운 중동의 지도가 그려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도 여전히 이란은 악의 축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예전의 평화를 되찾을 수도 있어 긴장의 파고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트럼프가 당선이 될 경우 2개의 전쟁은 종식되고 이란과 중국이 미국의 유일한 적대국가가 되면서 전쟁의 위험은 다소 수그러들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 정책이 다시 시작되면서 한국과 유럽연합 등은 미국에 톡톡한 경제적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바이든의 현상유지가 우리에게 이익이 될지 아니면 트럼프 식의 현실주의가 도움이 될지는 전문가들의 계산이 더 필요하겠지만, 지정학적으로 우리에게 상당한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우리 정계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바로 2027 대선을 향한 레이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정치적 대립은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보다 한층 커질 것으로 걱정이 된다. 이에 정치권은 자당의 이익에만 매몰되기보다는 큰 그림에서 글로벌 정치의 역동적인 변화에 잘 적응을 하고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지금과 같이 한미일 관계를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동시에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자세를 갖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즉 바이든 정부와 갖었던 친밀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일본에 대해서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한미일 3국의 교류를 지속 가능한 외교로 지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는 냉전보다는 유연한 자세로 트럼프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럴 경우 나올 수 있는 주한미군 주둔비의 과다한 증액 청구라든지 북한의 평화협상이나 주한미군 철수 요구에 대해서는 철저한 설득을 통해 현상유지정책을 펴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의 남한 정부의 패싱이나 무시 정책은 용인할 수 없고, 북한이나 미국에도 결코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부단한 노력도 펼쳐야 한다.
한마디로 현상유지와 함께 변화를 일부 수용하는 적절한 믹스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 이를 통해 올해 치러질 미국의 대선이 재앙이 아닌 축복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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