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달 플랫폼은 이익의 약탈자가 아니라 조력자 역할 충실히 해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우리 사회의 윤활유와 같은 존재
프랜차이즈산업협회-배달앱 3사 상생의 정신으로
배달 중개 수수료 3%p 낮춘 원상 복귀 기대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4-09-22 06:50:30

▲배달 플랫폼 기업들/이미지=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요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정말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예전에도 여건이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었지만 갈수록 사업 환경이 어려워져 중산층의 허리가 무너져 내린다는 탄식이 들린다.

 

이들이 무너져 내리면 우리가 자랑하는 인심 좋고 편리하며 안전한 우리 사회 근간도 흔들릴 것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우리 사회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고통을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이라고 먼 산 쳐다보듯 하기보다는 모두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별 안 되는 소득에도 묵묵하게 사회의 지원군 혹은 정거장 역할을 해왔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심 넘치는 관심이 필요할 때로 보인다.

 

그런데 요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나 프랜차이즈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예전엔 가맹업주들의 갑질이 가맹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면, 요즘은 이런 문제는 잦아드는 대신 배달 플랫폼들의 갑질이 심해서 영업을 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특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배달 수수료로 원성이 커지고 있다. 업장을 이용해 식문화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요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추세인데 배달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 배달 수수료는 대부분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내는 형태로 돼 있는 만큼 이게 너무 높으면 업주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은 통상 매출의 20%가량을 수수료 등 명목으로 배달 플랫폼에 내고 있다.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큰 형태라는 것이다. 영업을 해서 남긴 돈의 상당 부분이 임차료와 인건비로 빠진 상황에서 배달 플랫폼에 내는 20%가량을 빼면 남는 게 거의 없어서 결국 '재주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부리고 돈은 배달 플랫폼이 가져가는' 형태가 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예전처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내는 중개 수수료를 10% 수준에서 7% 수준으로 낮춰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플랫폼사들은 수수료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들의 중개 수수료는 모두 10%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의 과반을 점유한 배민이 9.8%,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중개수수료가 각각 9.8%, 9.7% 수준이다. 

 

여기에 '배민페이' '쿠팡페이' 등 3%가량의 결제 수수료를 내고 신용카드사들이 매출액에 따라 부과하는 0.5∼1.5%의 결제 수수료를 또 내고 부가세와 배달비, 각종 추가 광고비 등을 더하면 통상 매출액의 20%가량이 배달 플랫폼 관련 지출로 나간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소상공인이 1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 20만원이 플랫폼에 넘어가는 구조라는 의미다.

 

수수료로 인한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는 동안 배달 플랫폼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배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5%나 증가한 6998억원이었다. 순이익도 50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5% 증가했다. 이에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는 올해 초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 쪽에서는 등골이 휘어진다고 하소연하는데 한 쪽에서는 목돈을 챙기며 투자의 즐거움을 만끽했다는 소리다. 그런데도 정부는 나 몰라라 하며 자율적으로 해결할 것을 종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소속 가맹본사들이 가맹점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수수료를 인상한 배달앱들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이달 말을 시한으로 배달앱 측과 협상을 진행해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되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공정위에 신고한다는 계획이다. 

 

나명석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비대위원장은 "배달앱 3사가 올해 무료 배달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모두 가맹점에 전가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피자, 족발 등 관련 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며 "비대위는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을 독과점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해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공정위가 배민과 요기요의 인수·합병을 승인할 때 배민을 독과점 사업자로 지정했다"며 "독과점 사업자는 수수료 인상 등 조건 변경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과 만나 배민의 요금제 정책 개선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배민 측에서 요금제 정책에 대한 전향적인 개선안을 제안하겠다고 해 고심 끝에 신고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양 측이 상생의 정신으로 배달 수수료를 3%포인트 정도 낮춰 주는 합의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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