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돈바스-중립국 문제 타협 가능"...5차 평화협상 추진

영토 문제 양보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될 여지
우크라이나 중립국 지위 또한 논의될 수 있다...비무장화는 받아들일 수 없어
터키에서 5차 평화협상을 이어가기로...협상 개시일은 양측 발표 엇갈려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3-28 04:59:3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타협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중립국 지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터키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5차 평화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터·AFP 통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인과 러시아어로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돈바스 문제와 관련한 타협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또한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제삼자에 의해 보장돼야 하며,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 보장과 중립국화, 비핵보유국 지위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것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에 대해서는 "비무장화를 계속 고집할 경우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인터뷰한 자국 매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로스콤나드조르는 성명을 내고 "다수의 러시아 매체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인터뷰했다"며 "이 인터뷰를 보도하는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터키에서 5차 평화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다만 협상 개시일에 대해서는 양측의 발표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 구성원인 다비드 하라하미야 집권당 대표는 SNS를 통해 "오는 28∼30일 터키에서 대면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측 협상대표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도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대표단과의 오프라인 회담이 29∼30일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오늘 우크라이나 측과 화상회의가 열렸다"며 "그 결과로 29∼30일 오프라인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3·7일 세 차례 대면 회담을 했으며, 14일부터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4차 회담을 이어왔다. 양측이 28일이나 29일 터키에서 대면 회담을 할 경우 이는 5차 회담이 된다.

 

양국 대표단은 협상을 통해 민간인 대피를 통한 인도주의적 통로 설치 등에 합의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 철회 등에서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문제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 인정 등 영토 문제에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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