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제재 해제 가능성에 국제 유가 내려...EU 러시아산 금수 합의 못해

중국 상하이시의 코로나19 봉쇄 해제 가능성,
여름철 휘발유 수요 늘어날 전망에 하단은 지지
WTI 전장보다 1.80달러(1.6%) 하락한 112.40달러에 마감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5-18 04:36:57

▲ 미국 텍사스 미들랜드 지역의 원유 펌프잭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최근 며칠 새 오름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모처럼 고개를 숙였다. 국제 유가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를 합의하지 못한 데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0달러(1.6%) 하락한 배럴당 112.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세로 시작한 WTI는 장 중반에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장 막판 하락으로 방향을 잡은 채 마감했다.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전 4시 30분 현재 북해산 원유인 브렌트유도 런던 ICE 거래소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2.43달러(2.13%) 하락한 111.81달러를 나타내며 거래되고 있다. 또한 WTI도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전장보다 1.77달러(1.55%) 하락한 112.43달러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날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 후 "안타깝게도 오늘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U는 향후 6개월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내년 1월까지 석유제품까지 수입을 끊는 '6차 제재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러시아 석유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등의 반대로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를 일부 완화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날 미국 석유업체 셰브런이 베네수엘라 정부와 직접 협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 바이든 정부가 베네수엘라 정부와 미국 지원을 받는 야당과의 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셰브런이 직접 협상할 수 있는 길을 터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 공급 우려가 다소 줄었다. 그러나 미국 메모리얼 데이부터 시작되는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휘발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로 유가 하단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안다의 제프리 할리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이번주 수주래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내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다 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한 공포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 가능성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를 지지했다. 50일째 도시를 봉쇄 중인 상하이시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없다면 다음달 1일부터 봉쇄를 전면 해제할 계획이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지속된 상하이시의 봉쇄로 4월 한 달간 중국의 원유 가공 처리량은 하루 1260만 배럴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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