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요금-식품가격 급등에 영국인 4명 중 1명 끼니 거른다

영국 에너지요금 1년에 두 차례 상한이 조정되는데 지난달에 54% 뛰어
잉글랜드은행, 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10%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5-19 04:32:35

▲ 영국 런던 슈퍼마켓 /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영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9%에 달하며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ONS)은 18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작년 동월과 비교해 9% 뛰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로, 3월(7%)보다 훨씬 올라갔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문가 전망치는 9.1%였다.

 

영국의 4월 물가 상승률은 독일(7.4%), 프랑스(4.8%) 등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다고 BBC가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의 주요인은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으로, 전체 상승폭의 75%를 차지했다. 영국의 에너지 요금은 1년에 두 차례 상한이 조정되는데 지난달에 54% 뛰었다.

 

코로나19 방역 해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식품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통계청은 식당과 카페 메뉴판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다 올랐다고 말했다.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면서 실질 임금은 하락하고 영국인들의 생활은 팍팍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3명 중 2명이 난방을 꺼놨다고 말했고 4명 중 1명 이상은 끼니를 거른다고까지 답했다.

 

올해 1분기에 물가를 고려한 실질 임금은 2013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실업률은 3.7%로 떨어지며 48년 만에 최저였지만 임금은 4.2% 상승하는 데 그치며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생계비 부담이 커지며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그 여파로 이미 3월에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0.1% 감소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물가 상승에 대응해서 작년 12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서 0.1%였던 기준 금리를 지난달 1%까지 올렸다. 다음달에도 0.25%포인트 더 올리며 5회 연속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늑장대응이며 충분치 않은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은 세계적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세계 식량가격 급등 현상을 '종말론적'(apocalyptic) 상황이라고 표현하면서 "심화하는 인플레이션 앞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달 초에 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10%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도 이날 물가 상승은 세계적인 문제여서 모든 사람을 완전히 보호할 순 없다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투자, 교육, 혁신을 확대하기 위해 가을에 법인세를 낮추겠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생계비 부담으로 힘든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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