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CJ 이재현 회장, K컬처-K식품에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재도약의 발판 마련하길

CJ그룹 5일 창립 70주년 맞아...CJ라이브시티는 모멘텀
어머니의 겸허함과 활발한 소통으로 그룹 재건에 나서길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하는‘온리원’전략도 병행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11-12 06:42:34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CJ그룹이 지난 5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1월 5일은 CJ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이 1953년 부산공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설탕을 만들기 시작한 날이라고 한다.

 

이날을 이병철 선대회장이 창립기념일로 지정했고, CJ그룹은 이를 기념해 매년 창업정신을 되새기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음가짐을 다독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CJ그룹은 그동안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해왔고 현재는 다양한 분야로 성장의 축을 형성해 지속가능한 창업 100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10년간 그룹의 성장이 다소 정체된 상태로 재도약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지난 3일 CJ인재원에서 치른 기념식은 대외적인 행사 대신에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로 치러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여기서 ‘온리원’은 모든 면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할 것을 강조하는 CJ 기업 철학을 뜻한다.

 

CJ그룹은 현재 식품산업과 문화산업이라는 2개의 핵심 축을 바탕으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개 산업은 21세기 인류와 국가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분야이고, 여기서 CJ그룹은 주변 기업이 아니라 중심 기업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선보이고 있다.

 

필자는 CJ그룹이 현재의 위기와 성장통을 잘 극복하면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독특한 기업으로 발전해갈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식품과 문화는 인간의 의식주를 해결하거나 풍요롭게 하는 분야로서, 우리나라는 현재 K푸드와 K컬처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루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어찌 보면 두 가지 분야에서 동시에 활약하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미 CJ그룹의 온리원 전략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CJ그룹의 지속가능한 발전 여부가 K푸드와 K컬처의 잠재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에서도 꾸지람이나 질책보다는 성원과 격려의 박수가 필요한 대목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울러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정체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조급한 판단을 하기보다는 원대한 그림을 그리고 디테일을 잘 가다듬어 꾸준하게 정진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어머니인 고 손복남 고문의 겸허함과 포용적인 마음을 새기며 활발한 소통의 기업가 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도 전하고 싶다. 

 

식품에서는 원료 생산부터 가공 및 물류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아우룰 수 있는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기후 변화 및 위기 시대를 맞아 식품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원료 생산 및 공급이 중요한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CJ제일제당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산업에서는 플랫폼보다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을 지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문화 플랫폼은 우리가 아무리 투자를 해도 선진 대기업을 따라갈 수가 없는 분야다. 플랫폼에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이 우리의 최선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굴지의 대기업이지만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두고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부품이나 제품을 제공하는 사업에 만족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대체로 문화나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큰 시장을 가진 자가 창출하고 최종에도 그들의 몫이 되는 게 이들 산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CJ그룹은 변화를 모색했으면 한다. 원대한 그림은 CEO가 그리되 디테일한 전략 추진은 상당한 내부 소통 과정을 통해 도출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리더가 단독 드리블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조직원들의 집단지성을 모으고 활발한 소통 과정을 거쳐 실수를 줄이는 것은 21세기형 의사결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원들의 참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이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한 사람의 천재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진짜 뛰어난 천재는 조직원들의 자발적이며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 그들이 디테일을 완성해 가도록 지휘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경기도 고양시에 추진하는 CJ라이브시티 사업에 숨통이 트여 그룹의 재건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고양시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수출 투자 대책 회의에서 투자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CJ라이브시티 사업을 직접 거론하며 사업이 조속히 이행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을 통한 문화 기반시설 구축의 필요성은 물론, 문화 콘텐츠 및 관광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적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는 국내 최대 음악전문 공연장 '아레나'를 포함해 음악·드라마·영화·예능 등 다양한 K-콘텐츠 시설을 조성하는 세계 최초의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다. CJ라이브시티는 '한국판 디즈니랜드'로 성장해 고부가가치 문화·관광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CJ라이브시티가 약 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K-콘텐츠 팬덤 경제를 국내로 유입하는 '인바운드(In-bound) 한류'로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CJ라이브시티는 개장 후 10년간 약 30조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더불어 20만명의 일자리 창출, 매년 1조7천억원 이상의 소비 파급 등 막대한 낙수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발판 삼아 CJ그룹이 식품과 문화를 아우르며 재도약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판단을 해본다. 내년 창립 71주년 CJ그룹의 기념식은 조직원과 리더가 함께 웃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