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기준금리 0.75%p 올려 3.00~3.25%로...연말엔 4.4%로 예상

연준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4.6%로 제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 크게 낮춰
한국도 10월, 11월 두 차례 통화정책회의서 금리 크게 올릴 듯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9-22 04:09:51

▲ 미국 연준이 21일(현지시간) 또다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가 3.00~3.25%로 오르게 됐지만 한국의 기준금리는 2.5%에 그치는 만큼, 한 달 만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재역전되면서 한국 경제에 자본 유출 등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연준은 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또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됐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지속한 '제로(0) 금리 시대'를 종료한 바 있다. 이어 5월 0.5%포인트, 6월 0.75%포인트, 7월 0.7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대응에 적극 나섰다.

 

이번에 단행된 자이언트 스텝도 지난 13일 8월 소비자물가(CPI·8.3%) 발표 이후에 시장에서 예상됐던 조치다. 지난 6월 9.1%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세가 7월(8.5%) 이후에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전망보다는 심각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8월 비농업 일자리(31만5천개 증가)가 시장 예상을 약간 상회하고 실업률이 3.7%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괜찮은 것도 연준의 결단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출과 생산에 대한 지표는 완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조하며 실업률은 낮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팬데믹 관련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높아진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 더 광범위한 가격 압박 등으로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은 막대한 인적·경제적 고난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전쟁 및 그와 관련된 사건들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활동을 짓누르고 있다"고 금리 인상 결정 배경을 밝혔다.

 

연준은 향후에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는 올해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6월 점도표상의 3.4%보다 1%포인트나 더 높아진 것이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를 4.6%로 제시해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은 인플레이션 예측과 맞물려 있다. 연준은 올해 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4%로 제시해 6월(5.2%)보다 상향 조정했다. 반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보다 1.5%포인트나 낮은 0.2%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경기침체(recession)와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을 다시 웃돌게 됐다. 연준이 지난 7월 재차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뒤 미국의 기준금리(2.25∼2.50%)는 약 2년 반 만에 한국(2.25%)을 상회했다. 이후 지난 8월 한국은행의 0.25%포인트 인상 조치로 양국이 같아졌으나 이번에 다시 격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를 큰 폭으로 웃도는 상태를 장기간 방치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 약세는 수입 물품의 환산 가격을 높여 인플레이션까지 부추길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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