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트럼프 관세전쟁에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회장 직속으로
글로벌통상정책팀이라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LNG 밸류체인 사업' 등 현안에 대비토록 지시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5-03-30 04:16:31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 관세 전쟁을 통한 압박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한 무차별적인 25% 관세가 부과되고 멕시코, 캐나다, EU, 중국에 대해서는 품목을 가리지 않고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오는 4월 2일에는 모든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통한 상대국의 압박은 세 가지의 목적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미국의 천문학적인 무역 역조 현상의 해결이요, 둘째는 관세를 통한 재정 수입의 확대, 셋째는 러스트벨트 등 제조업 중심 산업지대의 부활이다. 

 

미국은 과거 천문학적인 무역과 재정의 쌍둥이 적자를 안고서도 달러 발행국의 위치를 십분 활용하고 금융 분야의 무역 외 흑자를 통해 균형을 맞추는 정책을 추진한 반면, 트럼프 정부는 이런 쌍둥이 적자를 안고서는 미국이 세계 1등국으로서의 자리를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해결의 수단으로 상대국과의 균형적인 무역조건을 내세우고 이에 부합하지 않을 때는 관세를 통해 균형의 키를 맞추겠다는 정책의 의지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작년 기준으로 대미 무역흑자액이 660억달러(95조6142억원)에 달하고, 흑자규모가 세계 9위를 기록할 만큼 자국의 무역 역조가 크다는 사실에 입각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알루미늄, 철강, 자동차는 고율 관세 부과가 시작되거나 예고된 상황이어서 한국 제조업은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무역은 각국의 관세나 비관세라는 장벽 외에도 한 국가나 기업의 경쟁력이 반영돼서 나타나기에 트럼프식의 관세를 통한 무역 역조의 해결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라는 힘의 논리에 기반해서 이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에 약자들의 입장에서는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이 대미 투자를 통해 관세 장벽을 일부나마 해소하려는 노력은 시기적절한 판단으로 여겨진다. 

 

마침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국을 향해서는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국 해군 선박의 건조, 수리 분야에 대한 한국 조선업의 참여,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에 대한 한국과 일본, 대만의 참여를 요구하며 일종의 관세 협상에 대한 출구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과 판매는 미국으로선 50년 이상 해묵은 과제로 트럼프 정부는 꼭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알래스카 가스전에서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은 한국으로서도 경제성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고 에너지 안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민관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대만은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가 지난 20일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와 LNG 구매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일본은 지난 2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미국에 방문했을 때 LNG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국은 지난 25~26일 방한한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와의 면담을 통해 협력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참여 의사는 내비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정국이 대행체제로 유지되고 사업 타당성도 검증되지 않은 만큼, 정부와 기업 관계자가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종의 협상전술로도 해석할 수 있겠으나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일단 사업 참여 선언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철강과 에너지를 같이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서 알래스카 LNG 사업에는 최적의 파트너가 아니냐 하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포스코는 LNG 생산부터 저장 및 판매, 건설까지 아우르는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가스관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에 쓰이는 스테인리스강이나 고망간강을 생산하고 있어 사업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특히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철에 20% 정도의 망간을 첨가해 만든 것으로, 강도가 높고 마모 및 부식 저항성이 높으며 마이너스 196도의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나타낸다. 이런 특성 때문에 LNG를 저장하는 탱크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의 연료탱크에 활용된다. 

 

또한 포스코가 올해 6월에 착공하는 수소환원제철소에도 LNG는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수소환원제철소는 제철 과정에 가공된 유연탄인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함으로써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을 배출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핵심 공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사용되는 대량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LNG를 활용하면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이미 정부는 LNG 냉열을 이용한 액화수소의 경제적 생산이 가능하다고 보고 관련 법규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회장 직속으로 글로벌통상정책팀이라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사업 참여에 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른바 'LNG 밸류체인 사업'으로 포스코홀딩스는 물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참여해 고망간강과 LNG터미널을 아우르는 LNG 밸류체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현대제철처럼 미국에 제철소를 짓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두 가지를 모두 하기에는 자금 부담이 클 수 있기에 일단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통해 관세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어가는 것도 방안으로 보인다. 포스코 전 회장 당시에는 2차전지 밸류체인 사업 참여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면, 정인화 회장은 제철 본원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의 주도적 참여는 제철 본원 경쟁력을 살리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구축한 LNG 밸류체인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수소환원제철소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시대의 준비된 자로서의 포스코그룹의 또 다른 면모 일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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