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해외 항공사 투자 잇따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박차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5-11 09:00:00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대한항공이 해외 항공사 투자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항공사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체코항공(Czech Airlines) 지분 확보와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북미·유럽·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허브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웨스트젯 지분 10%를 약 2억 2,000만 달러(약 2,95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투자는 델타항공과 공동으로 이뤄졌으며, 델타항공은 15%의 지분을 확보했다. 웨스트젯은 캐나다 내 2위 항공사로, 북미뿐만 아니라 중남미 시장에도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대한항공은 이를 활용해 미주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의 이번 투자 결정은 북미 지역 노선망을 다변화하고, 기존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공동사업체) 체제를 강화하려는 전략과 맞물려 있다. 특히 미주~아시아 간 승객 흐름을 선점하기 위해 웨스트젯과의 연계를 통해 직항뿐만 아니라 지역 연결 노선까지 강화하려는 복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013년 체코항공 지분 인수
대한항공의 해외 항공사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3년에는 체코항공 지분 44%를 인수하며 유럽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체코항공은 당시 경영난에 빠져 있었지만, 대한항공은 프라하를 유럽 관문으로 삼아 인천프라하 노선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아시아유럽 간 장거리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2024년에는 국내 항공 시장을 재편하는 대형 거래를 성사시켰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63.88%를 약 1조 5,000억 원에 인수하며,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2027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통합 이후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특히 두 항공사의 저비용 항공사(LCC) 자회사도 통합해 단일 브랜드로 재편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의 일련의 해외 투자 행보를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한다. 단순한 지분 투자나 사업 협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네트워크 시너지를 최대화하고, 글로벌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복합적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북미, 유럽, 아시아 주요 거점 도시를 잇는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를 완성해가면서 항공화물 부문에서도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이미 팬데믹 기간 동안 화물 운송 부문에서 세계 상위권 실적을 기록한 바 있으며, 웨스트젯·체코항공과의 협력도 화물 네트워크 확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제도 있다. 해외 항공사 투자와 통합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규제 문제나 노선 중복에 따른 구조조정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는 유럽연합(EU)과 미국 당국의 독점 규제 심사를 거쳐야 했고, 이에 따라 일부 노선을 반납하거나 조정해야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글로벌 전략 추진 과정에서 지속적인 규제 대응과 네트워크 최적화 작업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대한항공이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높은 위상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확장 전략"이 점진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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