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고금리, 세계경제 위협 복병으로 급부상...이머징-개도국 비상

세계은행, 이머징마켓-개발도상국에서 "일련의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
강달러는 아직 초기 단계..."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취약성이 쌓여갈 것"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9-19 02:30:36

▲ 달러화와 유로화 등 세계 각국 화폐/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강달러와 고금리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강달러와 고금리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이머징시장과 개발도상국은 향후 1~2년 내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달러 초강세 현상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큰 문제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주요 통화로 사용되는 달러화의 극심한 변동성은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달러는 이미 느려진 세계 경제 성장을 더욱 둔화하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들의 인플레이션을 심화시켜 각국 중앙은행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지난주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고, 일본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20%가량 하락해 24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에만 14% 이상 급등해 지난 1985년 이 지수가 출범한 이후 최대폭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달러 초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최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이상으로 급등해 9월 이후에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과 같은 큰 폭의 금리인상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미국 외 다른 주요국의 경기 전망이 암울하다는 점도 달러 가치를 추가로 밀어 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와의 '경제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고, 중국은 수십 년에 걸친 부동산 호황이 꺼지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달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의 라구람 라잔 교수는 WSJ에 "내 생각에 이것(강달러)은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취약성이 쌓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며 이머징마켓과 개발도상국에서 "일련의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발(發) 고금리와 강달러로 이머징마켓 국가와 기업들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게 그 이유 중 하나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이머징마켓 정부들의 달러 표시 부채는 830억 달러(약 115조3천7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게이브리얼 스턴은 WSJ에 "만약 달러 가치가 더 높아진다면 이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1985년 플라자 합의처럼 강달러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동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자산운용회사 아문디의 파레시 우파드야야 통화전략국장은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해 공동의 개입이 이뤄질 타당한 이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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